내용요약 국토부, 대한항공 유휴 여객기 화물 수송 용도 개조 신청 승인…기대감 상승
“하반기 업황 불안정 여전…시장 선점과 타 업종 협력이 관건”
대한항공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대한항공이 유휴 여객기의 좌석을 떼어내 화물을 실을 수 있게 되면서 화물운송 사업을 통한 항공업계 실적 개선 가능성에도 낙관론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항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을 이유로 상황을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토교통부는 대한항공의 유휴 여객기 화물 수송 용도 수리 개조 신청 건에 대해 적합성 확인 절차를 거쳐 승인했다고 1일 밝혔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달 20일 여객기 B777-300ER 등 2대의 좌석을 뜯어내고 객실 바닥에 화물을 탑재할 수 있도록 개조작업 승인을 신청했다. 이 중 1대는 이날 승인을 받았고 운항 허가를 앞두고 있다.

국토부는 개조작업 승인을 위해 제작사인 보잉사의 기술검토를 거친 뒤, 국토부 항공안전감독관(서울지방항공청)이 적합성과 안전성을 면밀히 검사했다.

또 브리티시항공, 에어캐나다, 에미레이트항공 등 외국 항공사에서도 제작사의 기술검토를 거쳐 여객기를 개조해 화물을 수송하고 있다는 선례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번 승인 조치로 수리 개조된 여객기에 약 10.8t의 화물을 추가로 실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는 “일부 저비용항공사(LCC)의 여객기 객실 내 화물 수송 계획에 대해서도 안전운항기준 지침에 근거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이 국내 항공사 중 여객기 화물 운송에 첫 발을 떼면서 일각에선 항공업계의 경영 정상화를 낙관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지난 2분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모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도 기대감을 키운 요인 중 하나다.

연합뉴스

하지만 항공업계는 하반기 업황도 낙관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장기화되는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국내에서도 이미 재확산 국면에 들어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 중이고, 코로나19의 연내 종식 여부도 불투명하다.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여객 등 항공 수요가 회복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유일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화물 운송 사업도 그 수요가 하반기 들어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전체적인 수요의 크기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반면, 다른 글로벌 항공사 까지 화물 운송 사업에 뛰어들면서 국내 항공업계가 가져갈 수 있는 파이가 작아질 것이란 견해도 제시된다.

박성봉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본격적인 해외여행 재개는 3분기에도 어려울 전망”이라며 “2분기는 K-방역 제품 등 긴급주문으로 운임이 급등한 측면이 있었고 최근에는 여객기를 통한 화물 수송능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화물 운임은 5월을 고점으로 하락세로 전환되었고 3분기에도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대한항공 등 일부 항공사는 화물 운송 시장에 선제적으로 뛰어든 만큼 화물 운송 사업 관련 적극적인 홍보와 마케팅을 통해 점진적 회복이 가능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등이 코로나19 국면 이후 화물 운송 시장을 선제적으로 확대한 만큼 관련 소식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홍보하면 꾸준한 수요 유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타 업계간 협력 등을 통한 회복도 거론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등 국내 항공사의 경우 삼성의 반도체 운송 등을 통해 화물 운송 사업 실적을 견인했다”며 “하반기에도 반도체 등 타 업계의 운송 수요가 일정할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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