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현 주식시장은 이유 있는 유동성 랠리 중
되는 종목만 더 오르는 양극화 지속할 듯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주식시장이 탄탄한 흐름이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 2차 팬데믹을 맞아 시장이 본격 조정국면을 맞을 것이라 예상했던 사람들이 당황하고 있다. 경제의 펀더멘털과 기업 실적에 견줘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이들이 많다.

지금 국내외 주식시장은 과연 비정상인가? 주가의 상승은 한 순간 꺼져버릴 거품일까?

현 경제가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예측불허의 자연 재해를 맞아 매우 위태로운 상황에 처한 것은 맞다. 많은 기업들이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반드시 눈앞의 경제 상황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주식의 가격은 기업의 수익가치를 반영하는 것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현재가 아닌 미래의 기대치를 의미한다.

투자의 고수와 학자들이 동의하는 적정 주가 형성 공식은 ‘P= E/r’이다. ‘주가(P)’는 ‘기업의 예상 주당순이익(E)’을 금리(r)로 할인한 값이란 의미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P는 주식을 사기 위해 필요한 자기자본이다. 주당순이익(E)을 주가(P)으로 나눈 E/P는 자기자본이익률에 해당하고, 이게 자본의 조달비용인 금리(r)와 일치할 때까지 주가가 올라 적정주가를 형성한다. 이론상 효율적 시장이라면 그렇다는 얘기다.

즉 ‘E/P = r’이 되고, 여기서 ‘P = E/r’이란 공식이 만들어진다.

예컨대 어떤 기업의 주당순이익이 1000원이고, 금리가 5%면 적정주가는 2만원이다(1000 / 0.05 = 20,000). 그런데 금리가 2%로 떨어지면 적정주가는 5만원(1000 / 0.02 = 50,000)으로 오르고, 금리가 1%까지 떨어지면 10만원(1000 / 0.01 = 100,000)으로 뛰게 된다. 만약 조달금리가 제로가 된다면 이론상 주가는 무한대를 향해 마냥 질주해도 이상할 게 없다.

이 공식을 대입하면 현재의 주가흐름이 이해된다. 코로나 팬데믹을 맞아 세계 주요국은 기준금리를 0%대로 낮추고, 유동성을 사실상 무한 공급하고 있다.

신용과 담보가 좋은 기관이나 개인은 1%대에도 자금을 끌어쓰는 게 가능한 세상이다. 조달금리가 이처럼 떨어지고 돈을 쉽게 빌릴 수 있는 상황인데, 돈을 굴릴 사업이나 투자처는 마땅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손쉬운 투자 대상인 주식의 값이 뛰는 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부동산도 같은 이치로 오른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주가 공식의 ‘분모’ 얘기다. 만약 코로나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분자’인 예상 순이익이 오히려 증가하는 기업이 있다면 어떨까. 주가는 더 힘차게 날아오를 것이다.

코로나 사태를 맞아 새롭게 미래의 성장 스토리를 쓰고 있는 언택트, 플랫폼, 바이오, 배터리, 전기차 같은 테마의 주식들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물론 전통 제조업과 유통, 은행 등 산업에선 순이익이 급감하는기업이 널려있다. 이를 반영해 이들 산업의 주가는 떨어지거나 겨우 현상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되는 주식들’이 워낙 강하게 오르다 보나 ‘안되는 주식들’이 떨어져도 주식시장의 평균 주가흐름을 보여주는 주가지수는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이제 코로나 2차 펜데믹 이후 증시를 가늠해 보자. 각국의 중앙은행은 초저금리로 돈을 계속 충분하게 공급할테니 시장은 걱정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보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8월27일 현행 2% 물가목표제를 완화해 평균물가목표제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인플레율이 한동안 2%를 넘더라도 과거처럼 곧바로 금리를 올리지 않고 지켜보겠다는 의미다. 기간을 아직 적시하진 않았지만, 대략 평균 물가를 3~5년 정도로 적용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월스트리트에서 제기된다. 미국에 뒤이어 다른 선진국들도 이런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국은행도 예외는 아니다.

실물 경제가 워탁 어렵다 보니 인플레이션을 어느 정도 묵인하며 고용창출의 여건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결과는 어떻게 될까. 실물경제와 고용창출은 아주 매우 더디게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주식과 부동산, 금 등의 자산시장은 계속 불어나는 유동성에 민감하게 반응해 뜨거운 장세를 안심하고 이어갈 호조건을 맞았다고 봐야 한다.

현 주식시장은 한마디로 유동성장세, 금융장세의 양상을 보이고있다. 밀물 때 배가 두둥실 떠오르듯, 밀려드는 돈의 힘으로 주식값이 둥둥 뜨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아무 주식이나 뜨는 건 아니다. 코로나 팬데믹 등과 어울려 그럴듯한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종목들만 오른다. 그렇지 못하고 생존을 위협받는 기업의 주가는 물에 빠져 계속 허우적거릴 뿐이다.

밀물 뒤에 반드시 썰물이 오는 게 자연의 섭리이듯, 영원히 오르는 주식도 없다. 최대 관심는 현 주식시장이 언제 썰물 때를 맞을 것이냐는 점이다. 판단은 각자의 몫이지만 아직은 물이 계속 들어오는 밀물 때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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