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라모스.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잠실 라장군’ 로베르토 라모스(26)가 LG 트윈스 타자 최초 KBO리그 홈런왕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라모스는 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3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13-5 완승을 이끌었다.

라모스는 이날 마침내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5-4로 앞선 무사 2,3루서 SK 세번째 투수 김세현을 상대한 그는 볼카운트 2볼 1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135km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날렸다. 비거리는 105M로 측정됐다.

리그에서 두 번째로 30홈런을 달성한 라모스는 홈런 부문 1위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32홈런)를 2개 차로 추격했다.

LG에서 30홈런 타자가 나온 건 1999년이 마지막이었다. 이병규(현 LG 코치)가 그해 정확히 30홈런을 기록해 LG 타자로는 유일하게 30홈런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 라모스는 LG 타자로는 무려 21년 만에 30홈런을 달성했다. 1개만 더치면 역대 LG 타자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손에 넣는다.

경기 후 라모스는 “프랜차이즈 스타 이병규 코치님의 성과를 이룰 수 있어서 기쁘고, 지금의 기록보다 팀이 승리하는데 보템이 될수 있어 기쁘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해온 대로 꾸준히 하고 있다. 타격에는 업앤 다운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스스로를 믿고 꾸준히 하게 해온것에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병규 코치님의 타격기술에 대해 경험을 토대로 많은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개인 기록 보다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가졌다.

?라모스(왼쪽)와 이병규 코치. /LG 제공

멕시코 출신의 거포 라모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LG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ML) 경험이 전무했지만, LG는 라모스의 성장세와 젊은 나이에 주목하며 최대 50만 달러에 계약했다.

리그에서 가장 넓은 구장을 쓰는 LG는 지난해까지 거포 갈증에 시달렸다. 그동안 4번 타자 자리에 어울리는 외국인 거포를 영입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심혈을 기울여 데려온 외인 타자들이 부상 및 부진에 시달리며 기대치를 채워주지 못했다.

올 시즌 영입한 우타 거포 라모스는 달랐다. LG가 원했던 건강한 4번타자 1루수의 모습을 보여주며 LG 외인타자 잔혹사를 끊어냈다. 엄청난 장타력과 빠른 스윙 스피드를 갖춘 라모스는 5월 타율 0.375 10홈런 21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LG 타선을 이끌었다. 6월과 7월 슬럼프를 겪으며 주춤했으나 8월 들어 홈런 11개를 쏘아 올리며 살아났다

라모스는 이미 2009년 로베르토 페타지니, 2016년 루이스 히메네스가 기록한 LG 구단 외국인선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종전 26개)을 넘어섰다.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도 눈앞이다.

라모스는 LG 타자 최초 홈런왕이라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려 한다. 현재 페이스라면 40~43홈런을 기대해 볼 수 있다. KBO리그 39년 역사 속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은 LG 출신 홈런왕도 노려볼 수 있다. 역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며 홈런왕에 오른 선수는 1998년 OB 베어스 타이론 우즈(42홈런)과 2018년 두산 베어스 김재환(44홈런) 둘 뿐이다. LG 구단 역사상 최고 외인 타자 라모스가 새 역사를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인천=이정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