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시장 공략에 성공... 고객니즈 잘 파악한 전략 통해
[한스경제=조윤성 기자] 지난 1일 현재 휘발유가 1360.80원, 경유가 1163.02원으로 두 유종의 가격차는 197.06원에 불과하다. 최근 들어 완성차업체들은 가솔린과 디젤차량을 거의 같은 비중으로 판매하고 있다.
오히려 디젤엔진이 한바탕 홍역을 겪은 이후에는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따라 가솔린 엔진을 더 많이 선보이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도 디젤엔진을 인증 받으려면 절차가 까다롭지만 가솔린을 인증 받는데는 큰 제약이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중형이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선보일 때 가솔린엔진을 먼저 내놓고 디젤엔진은 추후 시장상황을 봐가면서 내놓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유가 차이도 별로 없지만 연비에 있어서도 가솔린의 연비가 크게 높아져 디젤의 연비를 바짝 추격하는 양상이다.
차량가격도 한 몫 한다. 가솔린차량과 디젤차량의 가격차는 보통 600~700만원이나 차이나기 때문에 연비에서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가격적인 측면에서 가솔린 SUV를 찾는 고객들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운전자들의 머리속에 가솔린 보다 디젤이 연비면에서 앞선다는 생각이 상당수다. 실제로도 디젤엔진을 적용한 차량들이 연비가 아직까지는 높다. 다만 친환경이라는 이미지와 동떨어져서 가솔린엔진을 더 많이 선보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신규로 내놓은 크로스오버차량인 XM3가 가솔린으로 출시됐다. 글로벌시장에 판매될 차량이라 가솔린엔진에 이어 디젤엔진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XM3를 선보이면서 르노삼성차는 ‘가솔린임에도 연비가 좋다’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르노삼성 XM3는 4개월 연속 월 5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3개월 동안 1만6922대, 4개월 동안은 2만2252대를 판매해 같은 기간 판매된 국내소형SUV시장 1위를 내달리는 기염을 토했다.
이보다 앞서 르노삼성차는 가솔린엔진을 탑재한 QM6를 선보여 ‘SUV엔진은 디젤’이라는 공식을 깨뜨리기도 했다. 이런 전략으로 지난해 연말에는 기존 디젤엔진과 가솔린, LPG엔진까지 라인업을 확대해 국내SUV시장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기존 르노삼성차가 선보인 차량들 중에 연비가 좋다고 소문난 차량은 대부분 디젤엔진이어서 이미지 전환에는 이런 홍보전략도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르노삼성차가 선보인 차량 중에서 가장 연비가 좋은 차량으로는 QM3가 단연코 앞선다. 이어 같은 엔진을 탑재한 클리오가 있다. 이들은 1400㏄급 싱글터보 디젤엔진을 적용해 연비가 17~20㎞/ℓ를 훌쩍 뛰어넘는다. 주유소에서 가득주유해도 4만원을 넘지 않는다. 4만원 남짓 주유하고도 주행거리가 700㎞를 넘기 때문에 탁월한 가성비를 가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더해 올 초에 1700㏄급 디젤엔진을 탑재한 QM6도 연비면에서 월등한 성능을 갖췄다. 실제 기존 2000㏄급 엔진을 1700㏄급으로 다운사이징한 엔진을 탑재한 QM6도 운행하면서 주유게이지를 살펴보면 400㎞이상을 달렸음에도 불구하고 게이지 눈금 한 개 정도만 소모된 것을 볼수 있었다.
고속주행과 급가속을 병행했음에도 ℓ당 21㎞의 연비를 나타낸 것은 QM6가 탁월한 가성비를 갖췄음을 잘 나타내주는 사례다.
새로 선보인 QM6 dCi의 특징은 낮은 RPM에서 최대토크를 구현할 수 있도록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을 강화한 점이라는 설명이다. 1.7 dCi 2WD와 2.0 dCi 4WD는 각각 1750~2750rpm에서 최대토크 34.6kg.m, 1750rpm~3500rpm에서 최대토크 38.7kg.m의 힘을 발휘한다.
이처럼 최대토크가 낮은 RPM구간부터 구현되기 때문에 뛰어난 응답성과 가속성능을 느낄 수 있다. 중·저속 구간이 많은 도심에 특화된 디젤엔진의 역량을 갖췄다고 할수 있다.
르노삼성차는 디젤엔진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판단에 SCR(선택적 촉매 환원) 시스템을 적용해 강화된 디젤배출가스기준(Euro6D_Temp)을 충족했다. 연비와 친환경엔진 탑재 등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셈이다.
이런 가성비를 갖춘 차량을 속속 선보이고 있는 르노삼성차의 성공전략은 ‘고객을 위한 가치 추구’와 ‘트렌드를 선도하는 제품’으로 함축된다. 국내 승용시장이 여러 외부요인으로 인해 소비자 요구사항이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는데 따른 고객들의 니즈를 발 빠르게 파악하고 트렌드에 맞춰 이를 충족시킬 독보적인 파워트레인 라인업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최근 선보인 전기차 조에(ZOE)도 같은 맥락이라 할수 있다. 르노삼성차는 2000만원대로 유럽전기차 시장 1위인 조에를 만나볼 수 있게 했다. 테슬라의 돌풍에 현대기아차 혼자 맞대응하던 전기차 시장에 르노삼성차가 조에를 선보이며 향후 시장재편이 예상된다.
수입차업계에서도 전기차를 속속 선보였지만 시장을 뒤흔들만한 차량들은 보이지 않는 게 현실이다. 유럽시장에서 1위를 내달리고 있는 조에를 통해 테슬라와도 맞대결은 충분할 것이라는 게 르노삼성차의 판단이다. 테슬라 보다 폭넓은 서비스와 품질을 갖췄다는 것도 시장확대의 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조윤성 기자 cool@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