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뉴딜 핵심으로 꼽히는 친환경 소재에 집중투자
신소재 사업은 꾸준한 수요 증가로 성과 나타나
사진 왼쪽부터 이상운 효성그룹 부회장, 김정진 린데코리아 사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성백석 린데코리아 회장, 조현상 효성 총괄사장, 정성욱 린데코리아 상무가 액화수소 가치사슬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효성그룹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세계경제가 변혁을 겪는 가운데 한국 정부도 ‘K-뉴딜’을 통한 경제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K-뉴딜의 핵심은 수소경제, 친환경 중심 경제다. ‘한국판 그린뉴딜’이라 불릴 정도로 미래지향적 사업을 발굴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게 전략이다.

효성그룹은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화학, 소재 부문을 대폭 확장하며 K-뉴딜의 주춧돌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효성그룹이 중점을 두고 추진 중인 사업은 수소전기차 관련 사업과 신소재 사업이다. 수소전기차에 필요한 액화수소와 수소탱크 제작에 필요한 탄소섬유, 환경과 실용성을 고려한 신소재 사업으로 K-뉴딜 정책의 밑거름을 마련한다.

효성그룹은 수소 관련 사업에선 국내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국제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효성그룹은 지난 4월 말 글로벌 화학기업인 린데그룹과 총 3000억원을 투자해 효성화학 울산 용연공장 내 약 3만m²부지에 연간 1만3000t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2022년까지 완공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는 수소승용차 10만대가 매년 사용할 수 있는 양으로 단일 설비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액화수소는 기체상태의 수소보다 운송과 보관이 쉽고 안전성이 높다. 또, 승용차 1대를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3분으로 기체수소의 4분의 1 수준이다. 충전소 운영 효율 개선과 수소차 시장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첨단소재가 보유한 독보적 탄소섬유 기술도 수소경제 발전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수소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수소탱크 제작에 필수인 탄소섬유 생산에도 투자한다.

탄소섬유는 무게가 철의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탄성은 7배에 달한다. 2011년 세계에서 4번째로 개발에 성공했으며,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를 위해 2028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해 전주 탄소섬유 공장을 10라인 확대해 연간 2만4000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 2월에 1차 증설을 마치고 연산 4000톤 규모의 탄소섬유 생산 가동에 들어갔다. 최종 증설을 마치면 효성그룹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전체 3위권(10%)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효성그룹은 정부가 주도하는‘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효성이 확고한 동참의지를 보였다고 자평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수소는 기존 탄소 중심 경제구조를 바꿀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이번 투자가 향후 국내 수소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효성 전주 탄소섬유 공장 전경. /효성그룹 제공

소재 강국 발돋움 위한 사업 확장 계속

효성그룹은 수소 관련 사업 이외에도 다양한 신소재 개발 사업에 앞장서며 소재강국으로의 입지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소재가 아라미드다. 아라미드는 강철보다 5배 강한 강도와 400도의 열을 견디는 난연성이 특징인 소재다. 주로 방탄복, 방탄헬멧, 방탄차량, 호스 등의 핵심 소재로 사용된다.

지난해 5G 통신망용 광케이블로 아라미드가 사용되면서 수요가 급증했고, 타 업계에서도 글로벌 수요가 늘면서 수익이 개선됐다.

업계에선 K-뉴딜 정책의 하나로 5G에 대한 정부의 투자가 이어지면서 관련 수요도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효성화학의 NF3와 폴리케톤도 친환경 측면에서 경쟁력을 드러내며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NF3는 각종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나 LCD, 태양전지의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이물질이 묻어 있는 장비의 세척에 쓰이는 기체다. 용연과 중국 저장성 취저우에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며 지난해 취저우 공정 가동률이 정상화되면서 수익 개선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폴리케톤은 대기오염 물질인 일산화탄소(CO)를 원료로 활용해 만드는 친환경·탄소저감형 고분자 소재다.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고, 기존 산업소재 대비 내충격성, 내화학성, 내마모성 등 물성이 우수해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이 소재를 이용해 기존 제품 대비 2배 이상 추위에 강한 수도계량기를 제작했고, 올해는 전력량계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하며 효성 그룹의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

효성화학은 앞으로도 폴리케톤을 친환경 식판, 골프티 등 일상 속 생활용품과 레저용품의 원료로 널리 보급할 계획이다.

이건종 효성화학 대표는 ″폴리케톤은 친환경 플라스틱 시장을 대표하는 핵심 소재로서 건축자재를 비롯한 엔지니어링용 제품, 생활용품, 레저용품 등으로 적용을 확대함으로써 차세대 친환경 소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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