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22층에 근무하는 직원 1명이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최근 국내 시중은행 본점서 연달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금융권의 코로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서울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은행 영업점의 운영시간을 한시간 단축하는 대응 조치에 나섰지만, 이에 따른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은행들은 이미 영업점 창구마다 투명 칸막이를 설치하고 손소독제 설치, 좌석간 거리두기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일부 은행들은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에 따라 재택근무와 시차출퇴근제 등을 확대 시행키로 했다. 또한 영업점 방문이 필요없는 디지털 비대면 서비스 강화도 본격화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22층에 근무하는 직원 1명이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하나은행은 즉시 본점 건물을 폐쇄하고 방역작업을 진행했다.

하나은행은 이날 오후 5시까지 본점을 폐쇄하고, 대체사업장을 활용한 분산근무와 재택근무 체제를 적용중이다. 또한 전날 확진자가 나온 22층에 근무하는 전 직원과 확진자와 동선 일치자, 접촉자에 대해 전원 코로나 검사를 실시했다.

코로나19 확진자로 인해 은행 본점이 폐쇄된 사례는 벌써 4번째다. 앞서 수출입은행과 대구은행, 기업은행이 코로나19 확진자로 인해 본점 건물을 일시 폐쇄한 바 있다.

시중은행들의 일선 영업지점에서도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4일엔 서울 종로구 소재 KB국민은행 무역보험공사 출장소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같은 달 28일엔 서울 강북구의 우리은행 수유동 금융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업계에선 영업시간 1시간 단축으론 코로나19 확산 방치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다수 지점방문 고객의 경우, 온라인이나 모바일 등 디지털을 통한 비대면 업무 처리에 익숙치 않거나 그럴 여건이 안돼서 직접 지점을 방문하는 것인데, 영업시간이 1시간 줄어든다면 오히려 짧아진 업무시간에 고객들이 더 몰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 경우 지점 내 대기시간이 더 길어서 코로나19 감염에 더 취약할 수 있다.

현재 수도권 내 은행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인 기존 영업시간을 오전 9시30분에서 오후 3시30분까지로, 1시간을 단축했다. 1시간 줄어든 영업시간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기간인 오는 6일까지 지속된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일선 은행들의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에 발맞춰 오는 3일부터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시차출퇴근제를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재택근무는 현재 인원 대비 본점은 3분의 1, 영업점은 5분의 1 수준에서 오는 16일까지 순환 형태로 실시한다. 적용 대상은 팀장급 이하 전 직원이다. 시차출퇴근제 역시 20% 이상 사용 권고를 통해 혼잡한 출퇴근 시간대에 직원 감염 우려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공공기관에 대한 재택근무 지침은 3분의 1 수준이나,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영업점 재택근무 비율을 5분의 1 수준으로 결정했다"며 "국책은행으로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적극 동참하고, 고객과 직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선제적 조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영업 강화를 통해 영업방식 혁신에 나섰다. 창구 없는 영업점인 디지털영업부와 AI(인공지능) 중심으로 은행의 변화를 이끌 AI통합센터(AICC)를 출범시키고, 디지털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 신한 쏠(SOL)에 전용 페이지인 ‘My Care’ 페이지도 신설키로 했다.

디지털영업부는 오프라인 영업점에 방문하지 않고 은행을 거래하는 고객들에게 대면 상담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금융권 최초의 창구 없는 디지털 영업점이다. 최근 2년 이내 영업점을 방문한 이력이 없는 고객 1만 6000여명의 디지털 고객을 대상으로 디지털영업부의 전담직원이 맞춤형 금융컨설팅을 제공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속적인 디지털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 나가겠다"며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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