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치료제 없는 NASH, 파이프라인 다수 보유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한미약품의 연구개발(R&D) 능력이 다시 한번 제약·바이오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경구용 항암신약 '오락솔'의 시판허가를 위한 심사를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의 협력사 아테넥스는 1일(현지시각) "FDA가 오락솔의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시판허가신청(NDA)에 대한 검토를 수락하면서 오락솔을 우선심사(Priority Review)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FDA는 심각한 질환의 치료나 진단, 예방 측면에서 효과 및 안전성의 유의미한 개선 가능성이 있는 의약품을 대상으로, 신약 승인 여부를 6개월 내에 결정하는 우선심사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는 10개월이 소요된다.

FDA는 전문의약품 허가 신청자 비용부담법(PDUFA)에 따라 내년 2월28일까지 오락솔의 시판허가 검토를 완료할 계획이다.

오락솔의 신약허가 신청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단일요법과 파클리탁셀 단일요법의 안전성과 약효를 비교하는 임상 3상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이 연구의 1차 평가변수인 객관적 반응률(ORR)이 파클리탁셀 정맥투여 대비 오락솔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으로 개선됐으며, 신경병증 발생률 또한 낮았다.

오락솔에는 주사제용 항암제를 경구용으로 전환하는 한미약품의 기술인 '오라스커버리'가 적용됐다. 또한 이 약물은 2018년 FDA로부터 혈관육종, 지난햏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연조직육종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루돌프 콴 아테넥스 최고의학책임자(CMO)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에게 가능한 빨리 오락솔을 제공할 수 있도록 FDA와 우선심사 관련 논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오락솔의 라벨과 용도 확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존슨 라우 아테넥스 최고경영자(CEO)는 "오락솔의 성공적 출시를 위한 준비를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 팬데믹 상황에서 암 환자들이 각자의 가정에서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오락솔의 잠재적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오락솔은 오라스커버리 플랫폼이 적용된 다른 프로그램에도 확신을 줄 것"이라며 "여러 분야의 주사용 항암제를 경구용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신약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연구원들. /연합뉴스

이와 함께 한미약품은 최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 신약 후보물질(HM12525A)을 약 1조원에 기술수출하며, 우수한 R&D 능력을 인정받았다.

한미약품은 미국 MSD에 HM12525A를 기술수출했다고 지난달 4일 밝혔다. 규모는 8억7000만달러(약 1조원) 수준으로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 1000만달러(약 119억원)에 단계별기술료(마일스톤)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HM12525A는 당초 얀센에 수출했다가 지난해 7월 반환 통보를 받은 약물이다. 이는 기술력이나 심각한 부작용 문제가 아니라 얀센의 단순 변심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얀센도 HM12525A 반환 당시 "2건의 비만환자 대상 임상 2상에서 체중 감소 목표치는 도달했다"고 했다.

MSD가 HM12525A를 사들인 까닭은 NASH 치료제의 시장성 때문이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실제 전 세계에서 NASH 치료제로 허가받은 약물이 없다.

이밖에 한미약품은 '랩스 트리플 아고니스트(HM15211)'와 '랩스 글루카곤 콤보(HM14320)' 등 2가지 NASH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랩스'는 약효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힌미약품의 독자 플랫폼으로 '랩스커버리'의 줄임말이다.

'HM15211'는 미국에서 임상 2b상을 시작했으며, 미 FDA 패스트 트랙(Fast Track)으로 지정됐다. FDA는 심각하거나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질환에 우수한 효능을 보이는 신약에 대해 면밀한 심사 후 신속히 개발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해당 의약품을 패스트 트랙으로 지정한다.

아울러 'HM14320'는 NASH, 당뇨, 비만 등 다양한 적응증 발굴을 위한 전임상(동물실험)을 진행 중이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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