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주식 투자 위해 대출 받은 듯...주택담보대출 규제도 한몫
지난달 개인 신용대출 잔액이 4조원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지난 8월 한달 동안 국내 5대 시중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이 4조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24조274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120조2042억원 대비 4조705억원 급증한 수치다.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증가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4월 4975억원에 그쳤으나 이후 5월 1조689억원, 6월 2조8347억원, 7월 2조6810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일각에선 주식·주택 수요, 은행의 신용대출 관리를 이유로 꼽았다. 특히 최근 은행권이 신용대출 관리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렸다고 분석했다. 

지난 6월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SK바이오팜은 30조9889억원의 청약증거금을 모집하며 대박을 터트렸다. 지난 2일 공모주 청약을 마친 카카오게임즈도 청약 증거금 58조5543억원을 모았다. 역대 최대 규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말 기준 60조527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60조원을 돌파했다. 

여기에 지난달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56조9836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1606억원 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중 예금은행의 대출금리(가중평균·신규 취급액 기준)는 2.70%로 전월 대비 0.02%p 하락했다. 이는 지난 1996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 수준이다. 가계 대출금리도 267%에서 2.62%로 0.05%p 떨어졌다. 

DB금융투자는 대출규제 관련 수요와 전세자금대출로 인해 개인신용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출규제 강화에 따라 신용대출로 풍선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 시장의 일반적 평가다”라며 “주택담보대출 관련 강화된 규제가 시행되고, 대부업체에 대한 규제 강화로 후순위 주택담보대출을 받기도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감독 당국이 신용대출 규제를 강화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확대됐는데, 임대차3법 규제 강화 등에 따라 전세자금이 일시적으로 급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개인사업자대출의 경우 2조1000억원 증가해 예년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며 “코로나19 관련 2차 소상공인대출의 경우 금리 수준이 높아 집행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지고, 은행이 대출 금리를 낮추고 있지만 1차에서 지원받은 경우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부의 추가적인 대출지원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개인사업자 대출증가 추세는 현재와 같이 안정된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 7~8월의 은행 대출 흐름은 현재 추정에 반영한 하반기 2% 정도의 대출증가보다 증가 폭이 크다”며 “코로나19 관련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지며 경제의 활동성이 낮아졌다는 점에서 은행의 대출지원 필요성이 재차 강조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증권 자회사 실적 호조로 올해 3분기 은행들의 실적은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겠지만, 은행의 실물지원 기능이 강조되는 상황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은 주식·주택 수요와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개인 신용대출을 늘렸다고 분석했다./연합뉴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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