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현대百면세점, 지난 1일부터 인천공항 DF7구역에서 영업 시작
공항 내 유찰된 6개 구역 및 제주시내면세점도 "입찰 검토 중"
현대백화점면세점 두타점 / 변세영 기자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코로나19 악재에도 면세사업 투자를 지속하며 면세업 세력 확장에 힘쓰고 있다.

3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DF7(패션·잡화) 구역에서 첫 영업을 시작했다. 해당 구역은 본래 신세계면세점이 운영하던 업장인데 올해 운영권 만료로 입찰이 진행됐다. 지난 2월 진행된 입찰에 신라면세점을 비롯한 대기업 면세점이 모두 참여해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장소였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해당 구역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코로나19 이슈 속에서도 최고 높은 입찰가를 제시해 화제를 모았다. 가장 낮게 금액을 제시한 업체보다 약 100억원 가량 더 높은 입찰가를 내놨다고 알려져 있다. 국내 3대 대형 면세점(신라·롯데·신세계)에 비해 후발주자임을 감안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인지도 확보를 위해 인천공항에 사활을 건 셈이다.

현대백화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했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면세업이 침체됨에 따라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항공기 운항은 9만4000회로 지난해 상반기 20만회와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공항 이용객은 3554만명에서 177만명으로 70% 가량 줄었다.

지난 8월 코로나19 영향으로 텅 빈 인천공항 전경 / 변세영 기자

다만 정부의 지원으로 임대료 등 고정비 지출 부담이 줄어든 것은 이들에게 그나마 호재로 통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7일 제15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항공산업을 논의하면서 면세점 지원방안도 확정했다.

가장 큰 골자는 임대료가 고정방식에서 영업요율 형태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내년 12월까지 신라, 롯데, 신세계뿐만 아니라 현대백화점면세점까지 모두 매출에 따른 품목별 영업요율을 적용한 임대료만 지급하면 된다. 인천공항 내 면세점이 매출이 ‘0’에 수렴하는 상황에서 DF7구역 임대료로 연간 600억원을 지불할 위기에 놓였던 현대백화점면세점 입장에서는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임대료 감면은 전년과 비교해 실적 80% 회복 수준까지 적용된다.

업계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인천공항 4기 재입찰에도 참여해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공간은 지난 2월 유찰됐던 6개 구역, 33개 매장이다.

당시 인천공항은 제1터미널 10개 면세 구역 중 계약이 만료되는 8개 구역에서 신규 사업자 선정 작업을 진행했지만, 임대료 부담을 느낀 업계의 소극적 반응으로 6개 구역의 주인을 찾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인천공항 측이 임대료 예정가격을 30% 인하하고, 여객증감율에 따라 조정되는 최소보장액 변동 하한을 없애는 등의 지원책을 제시하자 3대 면세점을 비롯해 현대백화점면세점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4기 사업장 재입찰과 관련해 “검토 중에 있다”고 말을 아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공항을 넘어 제주시내 면세점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이들은 코엑스(무역센터)와 동대문(두타) 총 2군데에서 시내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면세점 무역센터점이 럭셔리 면세점 표방했다면 두타점은 젊은 층을 겨냥해 양 측의 수요를 동시에 잡는 차별화 전략으로 고객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제주시내 면세점이 더해지면 규모나 입지 상 전국단위 면세점이라는 타이틀이 가능해진다. 제주도는 무사증 입국을 기반으로 중국 관광객 등 외국인 방문객들에게 세계적인 관광 특구라 장래성도 큰 지역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앞으로 유통과 패션을 비롯해 식품·생활·여행 등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의 사업영역을 아우르는 그룹의 강점을 이용해 면세점 사업을 차별화 할 생각”이라면서 “단기적인 시각이 아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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