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소액주주단체 "상폐 시 소송 각오해야"
문은상 전 신라젠 대표이사. /연합뉴스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신라젠 상장폐지 여부의 중요한 길목인 임시주주총회가 오는 9일 열린다. 이 회사 소액주주단체는 경영 투명성 강화를 골자로 한 주요 안건들이 통과돼 거래재개까지 이어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진혁 신라젠 비상대책위원회 감사는 3일 “비대위를 비롯한 소액주주 일동은 임시주총 안건이 원만히 가결돼 한국거래소에서 신속하게 거래재개 결정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거래소)는 지난달 6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신라젠의 상폐 관련 심의를 진행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속개를 결정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심의를 속개할 때는 특별한 이벤트 등이 있을 때”라며 “상황을 지켜본 후 의사결정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라젠은 경영 투명성 등에 문제가 있는 기업”이라며 “하지만 임시주총 안건에 경영개선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주총 이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의사결정을 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 6월19일 신라젠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하고 회사의 상장 유지에 문제가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보기로 했다.

검찰은 5월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문은상 전 신라젠 대표 등 4명의 경영진을 구속기소하고, 5명을 불구속기소했다. 문 전 대표는 2014년 3월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1918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거래재개를 위해 집회를 연 신라젠 소액주주들. /연합뉴스

◆ 신라젠, 임직원 스톡옵션 철회…주주와 고통분담

신라젠은 이번 임시주총을 통해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고, 나아가 거래재개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주상은 부사장을 단일 사내이사 후보자로 세웠다.

신라젠은 당초 주 부사장과 이권희 전무를 사내이사로 한 공동대표 체제를 추진할 계획이었는데, 지난 21일 철회했다. 또 임직원 61명에게 137만9000주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안건도 철회했다.

신라젠 관계자는 “공동대표 체제에서 단독으로 변경한 이유는 연구개발 중심 기업에 어울리는 인물이 경영을 담당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스톡옵션 철회 역시 상장폐지로 주주들이 고통을 소호하는데 임직원이 보상을 받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 비대위는 소액주주 982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8~30일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3%가 거래정지로 재산권이 묶여 버린 상황에서 코로나까지 겹쳐 이중 생활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답했다고 밝혔다.

거래정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우려되는 피해로는 ▲생계위험 지속 43%(418명) ▲생계 및 가정파탄 24%(239명) ▲극단적인 선택 4%(41명)으로 나타났다.

거래정지로 인한 정신적 피해수준은 '우울증'이 61%(602명)로 가장 높았으며 ▲대외활동 기피 11%(106명) ▲자살충동 5%(48명) ▲가정불화로 이혼 또는 별거 3%(30명)로 집계됐다.

◆ 비대위, 소액주주에 투표 독려 

비대위는 현재 약 8000여명이 모인 주주모임 밴드와 단체 카카오톡에 전자투표 및 위임장 제출을 독려하고 있다.

이진혁 비대위 감사는 “거래소의 요구 사항 중 경영 투명성은 (대표이사 선출) 안건 통과로 해결된다고 볼 수 있다”며 “영업 지속성과 자본 측면은 기술특례상장 제도에 따라 아직 시간이 있으니 거래재개를 시키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경영 투명성을 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래중지를 유지한다면 거래소와 정부가 보증한 기술 특례상장 제도의 정책을 스스로 위반하는 결정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그 이후는 거래소에 천문학적인 손해배상청구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라젠 소액투자자는 지난해 말 기준 16만8778명이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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