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조현민, ‘물컵 갑질’로 그룹의 이미지와 미래 가치 훼손”
“한진그룹, 코로나19로 직원 고통 받지만 대주주 일가 사익 보장 적극적”
강성부 KCGI 대표가 지난 2월 20일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강성부 펀드(KCGI)가 힌진그룹의 조현민 한진 전무·토파스여행정보 부사장 선임이 적절하지 않다며 철회를 촉구했다.

KCGI는 3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인사는 회사를 정상화 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진그룹 임직원과 주주들의 책임경영에 대한 기대를 정면으로 저버리고 한진그룹의 기업가치를 저해시키는 행동”이라며 “정도경영, 준법경영의 원칙에 반하는 인사를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018년 조현민 전무의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으로 한진그룹 전체의 기업가치가 크게 저해되었을 뿐 아니라, 그룹의 이미지와 미래 가치 또한 크게 훼손됐다”며 “조 전무는 자신이 회사와 주주들에게 끼친 막대한 해악에 대한 책임을 지기는커녕 대한항공과 진에어로부터만 약 17억 원의 보수와 퇴직금을 챙겼다”고 전했다.

조 전무는 ‘물컵 갑질’ 사건 1년 뒤인 지난해 한진칼 전무직과 정석기업 부사장직을 겸임하게 됐다. 이어 지난 1일 한진 전무와 토파스여행정보 부사장에 선임되면서 한진그룹 관련 4개 회사의 임원직을 겸하게 됐다.

한진그룹은 전날 자료를 통해 “조 전무가 그룹 마케팅 관련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CMO(최고 마케팅 책임자)로 능력을 입증했고, 주주와 시장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KCGI는 이에 “코로나19 사태로 회사와 직원들이 생존의 위협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조현민 전무가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기여를 해왔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현재 대한항공의 직원들은 장기 무급휴직으로 인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택배물량 증가와 단가하락으로 인해 한진의 직원들이 과로와 사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고마진의 기내면세점 사업부와 250여 명의 임직원의 일자리인 기내식 사업부는 PEF에 매각하면서도, 대주주 일가의 사적 이익 보장에는 적극적인 한진그룹 경영진의 태도에 우려와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일각에선 조 전무의 경영 복귀를 두고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 승리에 일조한 만큼 경영 복귀를 통한 조 회장 지지세력 결속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조 전무는 지난 2월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함께 조 회장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3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이 경영권을 방어하는 데 일조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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