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연예 정보 프로그램이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SBS '본격연예 한밤'이 종영을 알렸다. 앞서 올 초 봄 MBC '섹션TV 연예통신'이 시청률 부진을 이겨내지 못하고 21년 만에 종영한 데 이어서다. 이로써 지상파 3사 중 연예 정보 프로그램이 남은 건 KBS '연중 라이브' 뿐이다.

■ 추억 속으로 사라진 '한밤'-'섹션TV'

'본격연예 한밤'은 지난 1995년 첫 방송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이어진 '한밤의 TV연예' 후신 프로그램이다. 새로운 연예계에 맞는 트렌디한 연예 정보 프로그램을 표방했다.

방송인 김구라와 박선영 전 아나운서, 장예원 아나운서 등의 진행으로 매주 수요일 저녁 한 주간의 연예 정보를 전하며 3년 6개월간 이어졌지만 결국 폐지가 결정됐다.

이는 앞서 7월 말 내부적인 논의 끝에 결정된 사항이다. SBS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제작환경 변화와 더불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공연 등 취재가 어려워지면서 종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26일 방송된 '본격연예 한밤' 최종회에서는 SBS '앨리스'와 '정글의 법칙' 촬영 현장 공개, 배우 윤아 인터뷰 등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더불어 미공개 영상을 통해 지난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더했다. 첫 회부터 진행을 담당했던 김구라와 장예원 아나운서, 각 코너를 책임진 리포터 등은 그간의 소감을 덤덤하게 말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MBC '섹션TV 연예통신'도 올 초 개편을 앞두고 종영을 알린 바 있다. 1999년 첫 방송을 시작해 21년 만이다. '섹션TV 연예통신'은 지난 4월 봄 개편을 맞아 2주 동안 재정비 기간을 갖고 리포터 중심의 정보 전달에서 에디터 시스템으로 리뉴얼했다. 하지만 개편에도 불구하고 올 하반기 평균 2~3%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했다.

■ 시청률 2%대 머무는 연예 정보 프로그램

결국 지상파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연예 정보 프로그램은 KBS '연중 라이브'가 유일하다. '연중 라이브'는 1984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방송된 '연예가중계'를 새 단장한 프로그램이다. '기억의 방', '모셔다 드립니다' 등의 다양한 코너를 생방송으로 선보이고 있다. 단순하게 연예 정보를 전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눈다는 점이 기존의 다른 연예 정보 프로그램과는 다른 특징을 지닌다.

하지만 '연중 라이브'는 '연예가중계'의 시청률보다 낮은 2%대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최근 트렌드 변화에 맞춰 프로그램 역시 새롭게 개편했지만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지는 못하고 있다.

물론 시청률만으로 프로그램 흥행 정도를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과거 '연예가 중계' 속 코너인 게릴라 데이트가 방송 후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오르는 등 화제가 됐던 것과 비교하면 '연중 라이브'는 화제성도 높지 않은 편이다.

방송가에서는 이런 상황에 대해 플랫폼의 다양화에 따른 안타까운 결과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1990년대에서 2000년대만 하더라도 연예 정보 프로그램은 신문과 더불어 연예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창구였다. 하지만 인터넷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청자들이 연예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곳은 수없이 많아졌다. 하루에도 수많은 연예 기사가 인터넷상에서 쏟아지고 최근 SNS의 보편화로 인해 일간지나 인터넷 신문 외에도 정보를 접할 곳이 다양화되다 보니 일주일에 한 번씩 정보를 전하는 연예 정보 프로그램의 경우 일명 뒷북 정보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해당 연예인을 직접 섭외하고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는 데서 차별화를 두고 있지만 그중 화제성이 있는 내용은 방송 후 각 언론사에서 재조명하니 굳이 연예 정보 프로그램을 챙겨봐야 할 필요도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하지만 연예 정보 프로그램이 각 방송사의 장수 프로그램으로 손꼽히는 만큼 다른 포맷들과 차별화를 두고 플랫폼 다양화에 맞춰 프로그램을 기획한다면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 거라는 희망도 있다. 지상파 방송이 지닌 파급력을 장점으로 살리고 변화에 적응한다면 연예 정보 프로그램의 화려한 부활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때문에 지상파 방송 중 마지막으로 남은 연예 정보 프로그램인 '연중 라이브'의 책임이 막중해진 상황이다. 인터뷰를 가장한 단순한 홍보성 출연이나 유통기한이 짧은 가십거리를 벗어나 트렌드에 맞춘 변화가 필요해졌다. 과연 '연중 라이브' 연예 정보 프로그램의 종영을 막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SBS, MBC, KBS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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