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플렉센.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두산 베어스가 선발진 개편으로 9월 반격을 준비한다.

두산은 라울 알칸타라(28)~크리스 플렉센(26)~이영하(23)~유희관(34)~이용찬(31)으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현재는 알칸타라와 유희관만 남았다. 이용찬이 팔꿈치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다. 플렉센은 7월 중순 왼발 골절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토종 에이스 이영하는 부진을 거듭하다 마무리로 보직을 바꿨다. 고비 때마다 최원준(26), 이승진(25), 김민규(21), 박종기(25) 등 젊은 투수들이 대체 선발로 나서 비교적 자리를 잘 채웠지만, 잇몸 야구의 한계는 명확하다. 대체 선발들의 활약만으로는 점점 치열해지는 순위 다툼과 가을 무대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두산은 상워권 경쟁에서 한 발짝 밀려난 상황이다. 막판 스퍼트를 위해선 견고한 선발 마운드 구축이 필요하다.

무너진 선발로테이션을 재정비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플렉센이 1군 복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7월 16일 SK 와이번스전에서 타구에 왼발을 맞아 좌측 족부 내측 두상골 골절상을 입은 플렉센은 7월 29일부터 깁스를 풀고 재활을 시작했다.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달 25일 부상 이후 첫 불펜 투구를 소화했다. 2일까지 총 4차례 불펜 투구를 하며 순조롭게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투구수 60개, 최고 구속 시속 152km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애초 4일 SK 와이번스 2군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 실전 점검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오는 6일까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한화 이글스 2군이 속한 북부리그 경기를 전면 취소하면서 플렉센의 등판도 무산됐다. 

김태형(53) 두산 감독은 “일단 4일에 라이브 피칭을 할 예정이다. 8~9일쯤 2군 경기가 일단 잡혀 있다. 그 경기를 보고 1군 복귀 날짜를 잡으려고 한다. 이왕이면 실전을 한번 보고 싶다. 그런데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또 취소될 수 있다. 그러면 일단 라이브 피칭 후에 승격 여부를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플렉센이 돌아오면 두산 선발진 운영에도 숨통이 트인다.  홀로 선발진을 떠받치며 고군분투한 에이스 알칸타라의 어깨가 가벼워질 전망이다. 현재 두산의 선발진에서 꾸준히 6이닝 이상을 소화해줄 수 있는 투수는 알칸타라뿐이다. 그는 지난달 26일 KIA 타이거즈전(6이닝 4실점) 전까지 1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다. 1일 한화전에서 7경기 만에 선발승을 올리며 부담을 덜었다. 플렉센이 복귀하면 마음이 한결 더 편안해질 수 있다.

함덕주. /OSEN

두산 선발진의 또 다른 키맨은 함덕주(25)다. 최근 3년간 두산 불펜의 기둥 노릇을 한 그는 최근 이영하와 보직을 맞바꾸며 선발로 전향했다. 함덕주는 2017년 풀타임 선발로 던진 경험이 있다. 그해 총 35경기 137.1이닝서 9승 8패 2홀드 평균자책점 3.67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기교파 투수여서 선발로 던지면 더 여유 있는 투구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새로운 보직에 적응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함덕주가 순조롭게 선발진에 연착륙한다면 어느 정도 계산이 서는 로테이션 운용이 가능하다.  

함덕주는 지난달 30일 이천 두산베어스파크에서 20구씩 3세트 라이브 피칭을 소화했다. 김 감독은 "퓨처스팀에서 투구 수를 늘리고 있다"며 "이닝 수보다 투구 수가 중요하다. 100구 이상은 무리겠지만 80구 정도는 맞춰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6일 잠실 SK전에 함덕주가 선발 등판할 예정이지만 뒤로 밀릴 수 있다. 김 감독은 “(2일 경기가) 비로 취소돼서 선발투수들이 하루씩 밀리기 때문에 (함덕주 등판일은) 상황을 보고 다시 정해야 할 듯하다. (함)덕주가 선발로 던지는 것을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잠실=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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