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성-배정대-정훈-전상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개 구단 선수(신인·외국인 선수 제외) 연봉 규모는 739억7400만 원이다. 신인과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512명의 평균 연봉은 1억4448만 원으로 책정됐다. 1군 엔트리에 해당하는 상위 28명(신인·외국인 제외)의 평균 연봉은 2억3729만 원이다. 올해 연봉 1억 원 이상을 받는 선수는 161명이다. 신인과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고 전체 512명 중 무려 31.4%가 ‘억대 연봉’을 받는다.

성적은 연봉 순이 아니다. 고액 연봉에도 기대치를 밑돌아 ‘먹튀’라는 오명을 쓰는 선수가 있는 반면 적은 연봉을 받고도 쏠쏠한 활약을 펼치는 ‘혜자’ 선수들이 있다. 올 시즌에도 평균 연봉에 한참 못 미치는 돈을 받고도 최고의 활약으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이 눈에 띈다.

올 시즌 ‘1일 1깡’ 신드롬을 일으킨 강진성(27ㆍNC 다이노스)이 대표적인 선수다. NC의 창단멤버인 그는 3일 오전 기준 올해 99경기에서 타율 0.340 12홈런 54타점으로 인생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규정타석을 채운 강진성은 타율 5위에 올라있는데 타율 10걸 안에 포함된 타자 중 연봉이 1억 원 미만인 선수는 강진성뿐이다. 

KT 위즈의 히트상품인 배정대(25)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대표주자다. 데뷔 초부터 ‘5툴 유망주’로 평가 받은 그는 올해 94경기서 타율 0.309 10홈런 16도루 43타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멀티 히트를 때려내며 데뷔 첫 100안타 고지를 넘었다. 지난해까지 1군 통산 211경기에 출장해 타율 0.180(194타수 35안타)에 그쳤으나 올해 잠재력을 만개하며 정상급 타자로 올라섰다. 배정대는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3.09를 기록해 멜 로하스 주니어(30)에 이어 팀 내 2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 연봉이 4800만 원에 불과한 배정대는 사실상 내년 KT 최고 연봉 인상률을 예약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베테랑 정훈(33) 역시 이미 몸값을 다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는 2014~2015년 전성기를 보내며 연봉을 2억1000만 원까지 끌어올렸지만 이후 부진을 거듭해 연봉이 6400만 원까지 깎였다. 하지만 올 시즌 64경기에서 타율 0.315 8홈런 42타점 OPS 0.817로 부활했다. 연봉은 롯데 주전 타자 가운데 하위권이지만, 팀 내 타율 2위, OPS 3위, 타점 5위를 달리며 베테랑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박준태(왼쪽)과 홍창기. /OSEN

‘눈야구 강자’ 박준태(29ㆍ키움 히어로즈)와 홍창기(27ㆍLG 트윈스)도 빼놓을 수 없다. 박준태와 홍창기는 각각 연봉 6000만 원, 8000만 원을 받는다. 트레이드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뒤 주전으로 도약한 박준태는 올해 연봉이 6000만 원이다. 박준태는 타율은 높지 않지만, 뛰어난 선구안을 갖춰 올해 20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들 중 출루율 9위(0.404)에 이름을 올렸다. 

2016년 LG에 입단한 홍창기는 올 시즌 89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5(233타수 64안타) 3홈런 55득점 21타점 출루율 0.416을 기록하며 리드오프를 완벽히 수행하고 있다. 타석당 볼넷이 리그 1위,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홍창의는 출루율 부문 리그 5위권에 해당한다. 8월에는 타율 0.326로 활약하며 팀 상승세에 이바지했다. 

KIA 타이거즈 전상현(24)은 10개 구단 마무리 투수 중 가장 적은 7600만 원의 연봉을 받는다. 10개 구단 마무리 투수 중 유일하게 억대 연봉 선수가 아니다. 올 시즌 39경기서 2승 1패 9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2.50으로 뒷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올해 연봉 5000만 원을 받는 롯데 구승민(30)도 알짜배기다. 그는 올해 4승 1패 13홀드 평균자책점 2.93으로 롯데 불펜의 ‘믿을맨’으로 활약하고 있다. 9경기에서 43이닝을 책임지며 롯데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2014년 1차 지명으로 SK 와이번스에 입단한 이건욱(25)은 올 시즌 연봉 3000만 원을 받는다. 18경기 5승 5패 평균자책점 4.94를 기록하며 무너진 SK 선발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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