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또 다시 시작된 코로나19 비상 사태로 한국영화들이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테넷’은 화제성에 비해 적은 관객수로 고전 중이며 지난 2일 개봉한 한국영화 ‘오!문희’ 역시 2만 명 가량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치며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며 극장에 관객들의 발길이 끊겼기 때문이다. 9월 개봉 예정이었던 신작들 역시 대부분 개봉을 연기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달 안 개봉할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서 여름 시장 다소 활기를 찾았던 극장가는 침체기에 빠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역시 2.5단계로 격상하며 대중의 활동량이 극히 줄어들자 개봉을 앞둔 영화들은 또 다시 개봉을 미루기 시작했다. 앞서 지난 3월 코로나19가 확산됐을 당시 개봉을 앞둔 영화들은 줄줄이 개봉을 연기하거나 취소한 바 있다.

당시 개봉 예정작들이 개봉을 무기한 연기한 데 반해 9월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앞서 성동일, 김희원, 하지원 주연의 ‘담보’는 당초 예정된 10일에서 개봉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담보’ 측 관계자는 “개봉을 연기하는 게 맞지만 이달 안 개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는 9일 개봉 예정이었던 김대명 주연의 ‘돌멩이’ 역시 같은 달 30일로 개봉을 연기했다. ‘돌멩이’ 측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돌멩이' 개봉일이 변경됐다”라고 밝혔다. 장혁 주연의 무술 액션 ‘검객’도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17일에서 23일로 개봉을 변경했다. 9월 중 개봉 예정이었던 ‘디바’도 23일 개봉한다.

‘뮬란’과 ‘뉴 뮤던트’ 등 할리우드 영화 역시 개봉일을 변경했지만 기간이 길지 않다. 각각 일주일 씩 개봉을 연기했으며 17일, 10일 개봉 예정이다.

이미 마케팅 비용을 모두 소진한 영화의 경우 ‘기약 없이’ 개봉을 연기할 수 없는 만큼 미루더라도 이달 개봉을 한다는 것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더 이상 쓸 수 없는 만큼 개봉을 더 미룰 수 없다”면서 “대책 마련 회의를 매번 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상황을 예측할 수 없어 힘들다”라고 털어놨다.

또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될 가능성 역시 열어뒀기 때문이다. 7월과 8월 개봉한 ‘반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이 코로나19 시국 속 흥행에 성공한 것만 봐도 관객들이 기대작을 찾아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만 송중기 주연의 우주 SF 대작 ‘승리호’는 개봉을 무기한 연기했다. 추석 시즌 개봉에서 겨울 개봉으로 가닥을 잡고 관객 동원에 힘을 쏟아부을 전망이다. 제작비 240억 원이 투입된 대작으로 손익분기점은 580만 명이다.

사진=해당 영화 포스터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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