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9월 또는 10월 출소할 듯
강정석(왼쪽 작은 사진) 동아쏘시오그룹 회장과 그룹 전경. /동아쏘시오홀딩스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강정석 동아쏘시오그룹 회장의 출소가 임박한 가운데, 빠른 경영 복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등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과감한 투자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장기 오너십 부재가 뼈아프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아쏘시오그룹의 최근 수년간 가장 큰 투자는 인천 송도 공장 건립이다.

전문의약품 개발·제조 자회사인 동아에스티(동아ST)는 지난해 7월 810억원을 투자해 인천 송도에 공장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송도 공장 건설은 경구제 생산 증가와 향후 해외 판매 확대 등 수출 전진기지 구축을 위해 결정됐다. 연면적 1만5207㎡에 지상 3층 규모이며, 투자 기간은 지난해 10월1일부터 2022년 2월28일까지다. 2023년 상업화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지난 2018년 약 230억원을 투자해 가야산샘물을 인수했고, 지난해 일반의약품 전문 계열사인 동아제약의 당진공장에 건설을 확정했다. 이 공장은 7만7190㎡(약 2만3350평) 규모로 올 3월 착공했으며, 완공 시점은 오는 2022년이다. 투자액은 1150억원이다.

하지만 가야산샘물과 동아제약 당진공장은 모두 강 회장이 법정구속되기 전 결정된 투자다. 강 회장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이후 진행된 대규모 투자는 동아ST 인천 송도 외에 없다.

강 회장은 회사 자금 736억여원을 횡령하고, 병원에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2018년 6월 1심에서 징역 3년 및 벌금 130억원을 선고받았다. 이어 지난해 7월 대법원 확정 판결로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확정받았다.

강 회장은 이달이나 다음 달 출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 동아쏘시오, 최근 대규모 투자 미비…오너십 부재 영향?

업계에서는 강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이후 본격적인 미래 성장동력 발굴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를 위해선 오픈이노베이션이나 연구개발 비용 확대 등 대규모 투자 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그의 빠른 복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삼성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 이른바 '초격차' 신화의 주역인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은 오너 경영과 전문 경영인 경영은 의사결정에서 속도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7월28일 공개된 사내방송 인터뷰에서 "1990년대만 하더라도 일본의 기술 수준이 높았는데 이후 '잃어버린 10년'이 됐다"며 "일본은 '100% 경영전문인 시스템'이라 빠른 결정을 못 했고, 불황일 때 투자하자는 말을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럴 때일수록 강력한 리더십과 함께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순간적으로 빨리빨리 결정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는 전문경영인과 최고경영자층의 원활한 소통과 토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권 고문은 "굉장한 적자, 불황 상황에서 '몇조 투자하자'고 말하기 쉽지 않다"며 "위험한 순간에서 과감하게 결정할 수 있는 최고경영자층의 결단과 함께 임직원들의 데디케이션(Dedication·헌신), 꼭 달성하겠다는 헌신적 노력이 어우러져서 지금과 같은 최고 위치에 오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주력 계열사인 동아ST는 사실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올 2분기 연결기준 9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4% 감소한 1116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현장영업이 제한되면서 전문의약품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9.8% 감소한 463억원에 머물렀고, 해외수출과 의료기기·진단 부문 매출도 크게 줄었다.

무엇보다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은 자체 신약개발과 함께 유망한 오픈이노베이션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이 트렌드다. 대표적으로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을 꼽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 신약개발의 경우 길게는 10년가량 수조원을 쏟아부어야 하고, 실패할 경우 재무적 손실과 주가 폭락 등 리스크가 상당하다"며 "반면 오픈이노베이션은 가능성을 인정받은 파이프라인이나 회사에 투자하기 때문에 투자 위험성이 낮고, 개발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아쏘시오그룹, 송도 연구·생산시설 조감도.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 강정석 회장, 복귀 후 바이오 사업 드라이브 시동?

강 회장이 경영에 복귀할 경우 인천 송도에 확보한 14만5000여㎡(약 4만3805평)를 활용한 강력한 바이오 사업 드라이브가 예상된다. 이 부지는 현재 일본 메이지세이카파마와 합작해 설립한 바이오의약품 전문 계열사인 DM바이오가 3만3000㎡ 규모로 입주해 있다.

아울러 동아ST는 경기도 용인시에 소재한 연구소를 이전키로 하고, 지난해부터 신규 연구소 건립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그룹 내 바이오 관련 인력도 송도로 집결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바이오 사업은 지난 2017년 강신호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후 강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프로젝트다. 사실상 그룹 전체 경영을 총괄한 후 진행한 사업인 만큼 경영복귀 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과 코로나19 등 경영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빠른 의사결정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며 "이런 경우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의욕을 갖고 추진할 수 있는 리더십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동아쏘시오그룹 관계자는 강 회장 경영복귀 여부와 관련해 "이사회를 비롯한 절차적인 부분도 있지만, 아직 내부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내용은 없다"며 "송도 부지 활용의 경우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달리 상업화된 제품이 없기 때문에 향후 필요하다면 유휴부지에 추가 증축을 할 것이고, 그외 건립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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