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산업은행, 다음 주 초 거래 종결 통보 예정
계약금 반환 등 법정공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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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호연 기자] 항공업계 ‘빅딜’로 주목받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사실상 무산됐다. 올해 이스타항공 M&A에 이어 두 번째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할인 제안에도 재실사 요구를 고수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채권단도 HDC현산은 인수의지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4일 채권단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대주주인 금호산업은 다음주 초 HDC현산에 거래 종결을 공식 통보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HDC현산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지 10개월 만이다.

계약 종료에 앞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26일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만나 인수가를 최대 1조원가량 깎아주겠다고 제안했다. 산은의 제안은 2조5000억원짜리 딜에서 40% 상당 부분을 세금으로 부담해 현산 측 부담을 덜어줄 의도였다. 그럼에도 현산은 적정 거래가격이 아니라고 판단해 재실사를 고수했다. 거래 무산으로 이어졌다.

거래가 무산됨에 따라 계약금 반환을 둘러싼 양측의 법정공방이 불가피해 보인다.

현재 현산은 인수 계약보증금으로 2500억원을 납입한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현산은 계약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김앤장 등에 법률 자문을 구했고 조만간 소송전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현산이 파격적이었던 산업은행의 아시아나항공 할인 제안을 거부한만큼 계약금을 온전히 돌려받지는 못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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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구주매각 대금으로 그룹정상화 계획을 세웠다. 금호그룹 내 알짜 사업으로 꼽혔던 아시아나항공인만큼 예정 구주 가격은 3228억원이다.

하지만 이번 매각이 불발로 돌아서면서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구주 가격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알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당분간 새 주인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이번 매각작업이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 관리에 들어가면 사업재편이나 구조조정 등을 통한 정상화 작업이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아시아나항공도 좌불안석인 상황이다.

산은은 현산이 계약을 진행할 의사를 보이지 않아 다른 계획에 착수했다. 이 경우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2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신청하게 되며 아시아나항공은 자동적으로 산은의 관리 하에 놓이게 된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갑작스런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어닥치진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앞서 이스타항공도 제주항공과의 M&A가 무산되면서 새 주인 찾기에 나서고 있다.

그 과정에서 직원 700여명의 인력 구조조정 방침을 세워 일부는 희망퇴직을 받고 나머지 인원은 정리해고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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