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코로나로 집에 머무는 시간 많아져 가전제품 인기
지난해 롯데마트 서울역점 예악판매 당시 추석 선물세트. /롯데쇼핑 제공

[한스경제=이상빈 기자] 경기도 구리시 교문동에 사는 결혼 3년 차 직장인 이모(33) 씨는 지난달 빔프로젝터를 장만했다. 아내 이모(30) 씨와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며 여가생활을 즐기던 그에게 공간 제약도 적고 영화관 분위기를 낼 빔프로젝터가 집에서 쓰기에 안성맞춤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재택근무가 잦고 외부 활동도 부담스러워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빔프로젝터 쓰임새도 다양해졌다. 본체와 스크린 그리고 외부 스피커까지 합해 100만 원 넘는 돈을 썼지만 전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며칠 뒤 아내 이 씨는 애플사(社)의 태블릿PC 아이패드를 애플펜슬과 함께 65만 원에 샀다. 이 씨 부부는 1년에 한 번으로 계획한 해외여행이 무산되자 예산을 가전제품 구매에 투자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거세지고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가전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 이 씨 부부의 경우처럼 코로나19 재확산과 맞물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소비자가 보상 소비 심리로 가전제품에 돈을 아끼지 않으면서 유통업체 매출도 덩달아 올랐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7월부터 8월까지 두 달간 주요 백화점 가전제품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급증했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각각 25%, 31% 상승률을 보였다. 백화점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마트의 지난달 15일부터 30일까지 TV와 모니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동일하게 35.8%로 집계됐다. 비교적 젊은 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태블릿PC 매출도 47.8% 올랐다. 아울러 사운드바와 케이블 등 TV 주변 기기 매출도 67.4%나 상승했다.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일렉트로맨 50인치 TV. /이마트 제공

집에서 여가를 즐기려는 홈코노미족 증가가 이 같은 가전제품 수요 증가에 한몫했다. 이마트는 “동영상 플랫폼과 IPTV를 활용해 집에서 편하게 영화, 드라마를 보는 소비자가 늘어 관련 시장도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늘어나는 가전제품 수요를 위해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자체 브랜드(PB) TV와 모니터를 추가 출시했다. 3일 ‘일렉트로맨 50인치 TV’에 이어 10일부터는 ‘노브랜드 24인치 모니터’를 판매한다. 대형가전 전문 매장 전자랜드에선 에어컨 판매량이 급증했다. 지난달 16일부터 23일까지 에어컨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320% 증가했다. 전월 동기(7월 16일~23일)와 비교해도 128% 판매 성장률을 보였다.

가전제품과 함께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유통업계에서 수요가 급증한 품목은 건강 관련 선물세트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13일부터 31일까지 올해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년 추석 대비 29.4% 성장했다고 3일 밝혔다. 실적 향상에 결정적으로 이바지한 것은 건강기능식품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116% 증가했다. 특히 홍삼과 면역 관련한 선물세트 매출은 302.7% 신장했다. 롯데마트는 “최근 코로나19 장기화 영향에 건강을 지키려는 소비자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건강기능식품 외에 버섯과 인삼ㆍ더덕 세트도 각각 119.9%, 44.7% 오르는 등 건강 관련 선물세트가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 이마트가 분석한 지난달 13일부터 28까지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 실적에서도 건강 관련 선물세트는 지난해 대비 285% 성장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올해 처음 출시한 위생세트 역시 800개 이상 팔렸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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