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BMW 코리아, 2년 8개월 만에 국내 수입차 1위
SUV 시장 공략 성패와 코로나19, 메르세데스-벤츠 1위 탈환 변수
지난달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 1위를 차지한 BMW 520. /BMW 코리아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약 3년 만에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을 추월당했다. 따라서 BMW 코리아를 제치고 ‘왕좌 탈환’을 성공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최근 국내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LB의 성공 여부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가동률 문제 등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도 있다.

6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8월 수입차 등록대수에서 BMW 코리아에게 선두를 허용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BMW 코리아는 7252대가 등록돼 점유율은 33.12%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69.0% 성장한 규모다.

반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6030대가 팔리며 점유율 27.54%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5% 줄어든 규모라 아쉬움을 남겼다.

BMW 코리아가 국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2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를 제친 것은 약 2년 만이다.

그만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국내 시장에서 갖고 있는 위상은 독보적이었다. 흔히 실연당한 이에게 더 좋은 상대를 만날 것이라는 위로로 ‘똥차 가고 벤츠 온다’라는 말을 건네듯 ‘벤츠’는 국내에서 특히 인기가 높았던 고급 수입 세단의 대명사였다.

임한규 KAIDA 부회장은 “8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은 전반적으로 브랜드별 물량부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브랜드의 대기수요 해소로 전월 대비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언택트 여행 수요의 증가, 차박 등 새로운 여가 활동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SUV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성장한 것도 한몫 했다.

국내 중고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은 자료를 통해 8월 중고 수입차 평균 시세가 0.56%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프 랭글러(JK)의 최소가가 5.59% 오르며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고 포드 익스프롤러도 최소가가 2.38% 상승했다. 중고 수입차도 SUV의 인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박홍규 엔카닷컴 사업총괄본부장은 “8월은 중고차 시장의 전통적인 비수기지만 이번 8월은 수입차 중 2000만원대~3000만원대 초반으로 구매가 가능한 중대형 SUV의 시세 상승이 두드러졌다”며 “최근 언택트 여행이 주목받으면서 중고차 시장에서도 차박에 어울리는 SUV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더 뉴 GLB.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역시 이러한 흐름을 파악하고 GLB 등을 내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번 달부터 출시 및 인도 예정인 GLB 시리즈는 국내 공개 후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GLB를 인도 받아 탑승한 고객은 대부분 상상 이상이라며 뜨거운 반응을 내놓고 있다”며 “GLB를 필두로 SUV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공장 가동률에 따라 국내 보급 속도가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상반기 유럽을 포함한 많은 지역 공장의 가동률이 크게 하락했고, 현재 상당한 수준으로 회복했지만 100%라 장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어서다.

아직까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주력 차종이 세단 A클래스 시리즈 등인 것을 감안하면 수요에 따라 상품을 생산하는 체계에서 SUV 차량의 생산을 무턱대고 늘리는 것도 무리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 전반적으로 물량 부족에 시달리는 것은 여전하다”며 “코로나19의 진행 강도에 따라 많은 것이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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