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가 빅리그 진출 아시아 선수 중 최다 타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추추트레인' 추신수(38·텍사스 레인저스)가 자신의 우상인 일본 야구의 전설 스즈키 이치로(57)를 넘어섰다.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 새 역사를 쓴 한국과 일본 야구를 대표하는 살아있는 전설의 성공 비결을 살펴봤다. 

◆ '우상' 이치로를 뛰어넘다!

추신수는 4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닛메이드 파크에서 펼쳐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원정 경기에서 8회 솔로 아치를 뽑아내며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781타점째를 신고했다. 지난해 은퇴한 이치로의 780타점을 넘어 아시아 선수 메이저리그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또한 6일 시애틀 매리너스와 원정 경기에서 아치를 그리며 개인 통산 218개의 홈런으로 일본인 마쓰이 히데키(175홈런)가 종전에 보유했던 아시아 선수 최다 홈런 숫자를 더 늘렸다.

타격 스타일이 달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명예의 전당 예약자' 이치로를 밀어낼 만큼 추신수가 쌓아올린 업적은 대단하다. 2005년 빅리그 입성 후 올해로 메이저리그에서 16년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추신수의 기록행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추신수는 5일 텍사스 지역지 댈러스모닝뉴스와 인터뷰에서 "1~2년 더 뛸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현역 연장 의지를 분명히 했다. 다만 여지는 남겼다. "가족과 이야기를 해 봐야 한다. 저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아이가 3명이나 있다. 오프시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즌 종료까지 21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텍사스에게 추신수의 존재는 소중하다. 추신수는 "은퇴 전까지 모든 면에서 발전하고 싶다. 건강도 유지하고 싶다. 올 시즌 부상 없이 마치는 게 목표다"라면서 "은퇴를 결정하기는 이르다. 아직 9월이 남았다"고 강조했다. 추신수의 계약 만료일은 텍사스의 정규시즌 종료일인 28일이다.

스즈키 이치로가 가지고 있던 아시아 선수 빅리그 최다 타점 기록이 깨졌다. /연합뉴스

◆추신수와 이치로의 성공비결

추신수는 공공연하게 이치로를 자신의 우상이라고 밝혔다. 이치로의 '철저한 준비'를 '롤 모델'로 삼았다. 추신수와 이치로는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 한솥밥을 먹었다. 이치로는 '훈련 벌레'이자 '자기관리 달인'으로 유명하다. 추신수는 그와 한지붕 아래에 있으면서 철저한 자기관리 방식을 배웠다고 전한 바 있다.

이치로는 1년 중 사흘만 쉬고 훈련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허리 건강을 위해 딱딱한 철제 의자만 고수하고 계단을 내려갈 때는 만에 하나 있을 사고를 대비해 난간을 잡는다. TV를 볼 때는 시력 보호를 위해 선글라스를 낀다. 시합 전에도 똑같은 일상을 유지한다. 단적이 이치로는 길이 33.5인치(83.8㎝), 무게 31온스(878.8g)짜리 배트만 사용한다. 경기가 있는 날에는 페퍼로니 피자만 먹는다. 좋아하는 음식이라기 보다는 어디서나 구하기 쉽고 높은 열량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경기가 있는 날이면 같은 시각 경기장에 나타나 똑같은 훈련을 반복한다.

추신수도 마찬가지다. 스프링캠프에 다른 선수들보다 2주 먼저 도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매일같이 같은 시간에 일과를 시작해 분(分) 단위로 짜 놓은 계획 아래 웨이트 트레이닝, 근육관리, 타격훈련 등을 이어간다.  추신수는 이치로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이치로는 야구에 인생을 바친 것 같다. 생활의 중심에 야구가 있다"면서 "야구에 모든 것을 바친 이치로의 삶을 흉내 낼 수조차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구사에 이름을 새길 전설 이치로와 같은 시기에 뛴 건 무척 영광스러운 일이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롤 모델'을 뛰어넘고 전설을 쓰며 아시아 최고 선수 반열에 오른 추신수의 도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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