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앤코 반지/ 티파니앤코 홈페이지 제공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결혼식을 취소하거나 소규모 결혼식으로 올릴 수밖에 없게 된 신혼부부들이 럭셔리 예물 구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 예물 시장 호황에 명품업체는 본격적인 가을 혼수철을 맞아 줄줄이 가격을 올리고 있다. 예물로 가장 인기가 많은 까르띠에 ‘탱크 솔로’ 시계는 570만 원에서 600만 원으로 5.3% 인상됐다. 오메가 ‘씨마스터 다이버 300’ 제품은 650만 원에서 670만 원으로 3.1% 올랐고, 올해만 두 번이나 가격을 인상시킨 티파니앤코는 커플링으로 인기가 많은 ‘밴드링’을 1620만 원에서 1750만 원으로 8% 인상시켰고 1890만 원짜리는 2090만 원으로 200만 원(10.6%)나 가격을 올렸다. 불가리 역시 신혼부부 결혼반지로 잘 알려진 ‘비제로원’ 라인을 비롯해 일부 제품 가격을 10% 인상했다.

까르띠에 러브링 / 까르띠에 홈페이지 제공

잇따른 해외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에도 명품시장은 호황이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에 등록된 신혼부부 인원은 늘고 명품 구매 금액도 증가세를 보였다. 롯데백화점의 해외 명품 매출은 올 초부터 지난달 27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코로나가 재확산된 8월 들어서만 28% 늘었다. 현대백화점에서도 올 초부터 8월까지 명품 매출이 26%나 올랐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명품 매출이 26% 증가했다. 올해 결혼식을 올리거나 예정하고 있는 커플들은 신혼여행지를 국내로 돌리고 예식을 축소하는 반면, 예물에는 더 돈을 쓰는 추세다. 또 비싸질수록 갖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베블런 효과), 코로나로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갑자가 폭발하면서 나타난 ‘보복 소비’ 심리 작용이 럭셔리 예물 소비를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업계 관계자들은 “명품 브랜드가 상반기에 봄 결혼식 시즌을 염두에 두고 가격을 올렸다면서 하반기에 가을 결혼식 시즌을 앞두고 또 한 번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마다 비슷한 패턴으로 명품 브랜드의 가격이 인상돼 왔기 때문이다. 예물 고급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롯데백화점에서는 결혼 성수기인 가을을 앞두고 예비부부들을 위해 지난달 14∼23일 롯데 웨딩 멤버스 고객들을 대상으로 '롯데 웨딩 위크' 행사를 열어 본격적인 신혼부부 고객 잡기에 나섰다. 또 각종 백화점 및 면세점에서는 라이브 커머스 채널을 통해 명품 브랜드 한정판 및 신상품을 선보이며 고객과의 소통 강화에 힘쓰고 있다.

본격적인 혼수철을 맞은 올가을, 코로나 재확산으로 소규모 예식이 늘어나면서 럭셔리 예물구매에 집중하는 신혼부부들은 더 늘 것으로 전망된다.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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