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 송민규.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프로축구 K리그1(1부) 포항 스틸러스의 송민규(21)가 영플레이어상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5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대구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0 19라운드에서 헤딩 결승골을 뽑으며 팀의 3-2 승리를 안겼다. 벌써 시즌 공격포인트 9개째(7골 2도움)를 달성했다.

◆활동량 많고 돌파 능력도 탁월

K리그1의 '신인상'격인 영플레이어상 수상을 위해선 공격포인트 10개 정도가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플레이어상이 신설된 지난 2013시즌 이후 수비수 수상자였던 2017시즌 김민재(24ㆍ당시 전북 현대)를 제외하고 나머지 수상자 6명의 시즌 공격포인트 평균은 13개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기존(38라운드)보다 경기 수가 약 30% 줄어든 27경기 체제로 치러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영플레이어상은 적어도 공격포인트 10개 안팎을 달성한 선수가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

송민규는 그 기준점에 가장 먼저 다가섰다. 영플레이어상 경쟁을 하고 있는 오세훈(21ㆍ상주 상무), 엄원상(21ㆍ광주FC) 등과 비교해도 개인 기록이 가장 앞선다. 193cm의 큰 키로 제공권 싸움에 강점을 보이고 강한 슈팅까지 갖춘 오세훈은 ‘제2의 김신욱’으로 불리며 시즌 공격포인트 6개(4골 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엄원상(4골 1도움)은 빠른 스피드에 골 결정력까지 더하며 광주 유스 출신으로 K리그2(2부) 득점왕까지 차지했던 나상호(24ㆍ성남FC)와 비견되고 있다.

송민규는 이들 못지않게 플레이 강점이 많은 선수다. 키 179cm에 체중 79kg인 그는 많은 활동량으로 그라운드를 넓게 활용할 줄 아는 선수다. 수비 빈틈을 노리고 쇄도하는 능력도 탁월하며 빠른 공격으로 전환할 때의 판단력과 움직임도 준수하다. 거기에 골 결정력까지 갖췄다.

포항 스틸러스 송민규.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분석적인 축구 접근법 눈길

송민규는 김기동(49) 포항 감독으로부터 무한한 신뢰를 받고 있다. 김 감독은 수석코치 시절 송민규의 풍부한 활동량과 돌파 능력을 확인하고 영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인물이다. 팀 내에서 어린 선수이지만, 이미 팀 내 핵심 자원으로 분류된다. 김 감독은 경기 도중 송민규의 플레이에 만족감을 나타내며 엄지를 치켜세울 때도 있다. 송민규를 두고 "어린 나이에 저돌적이고 상대 공간을 파고 들어가는 장점이 있는 선수이다. 상대 수비수들은 송민규의 패턴을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슈팅 타이밍 역시 여유를 가지고 있는 선수이다"라고 칭찬했다.

김 감독은 송민규의 23세 이하(U-23) 대표팀 승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김학범(60) U-23 대표팀 감독님이 좋아하는 스타일이 있을 것이다. 선수는 그것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팀, 다른 감독님이 추구하는 바를 이뤄야 할 필요도 있는데 송민규는 그러한 자질이 충분하다"고 언급했다.

송민규는 축구를 꽤나 분석적으로 접근한다. 슈팅을 막는 입장도 연구해 보곤 한다. 그는 "슈팅 연습을 할 때 골키퍼 코치님께 많이 여쭤봤다. 골키퍼 입장에서 막기 어려운 슈팅을 알고 싶었다. 코치님께서는 ‘안쪽으로 들어와 반 박자 빠르게 꺾어 차면 막기 어렵다’고 하셨다. 꺾어서 차는 슈팅을 정말 많이 연습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제 강점은 수비수를 등지고 탈압박을 하는 것이다. 1~2회 등지는 플레이를 하면 그 다음부터는 수비수가 달라붙지 않는다. 그럴 땐 드리블을 한다. 드리블에는 항상 자신감이 있다"고 힘주었다.

송민규가 활약하는 포항은 어느새 리그 3위까지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9승 4무 6패 승점 31(4위)로 3위 상주(10승 4무 5패ㆍ승점 34)에 3점 차로 따라붙었다. 팀 순위가 올라갈수록 송민규의 가치도 더 상한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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