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1조원대 유상증자 추진을 결의한 가운데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1조원대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의한 가운데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 4일 이사회를 열고 1조1582억원(약 3913만주) 규모의 제3자 배정 보통주 유상증자를 진행키로 했다. 증자배정 대상은 홍콩 소재 사모펀드(PEF)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와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BPEA)로 정했다.  

신한금융이 유상증자 추진을 공표하자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3만6000원~4만6000원으로 내려잡았다. 이는 종전 목표주가보다 3~8% 떨어진 수치다. 이유로는 주주가치 희석 등을 꼽았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자에 따른 영향으로 주당순이익(EPS)과 순자산가치(BPS)가 각각 7.3%, 4.7% 떨어질 것”이라며 “예상 주당배당금 또한 7%n 내외로 감소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자기자본순이익률(ROE) 하락 폭은 10bp(1bp=0.01%p)에 그치는 가운데 보통주자본비율은 43bp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증가효과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3만8000원에서 3만7000원으로 3%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기존 5만원에서 4만6000원으로 8% 내린 것은 BPS감소와 ROE 하락효과가 합쳐진 결과”라며 “이번 증자로 보통주 주식 수가 7.6% 증가하면서 올해 말 BPS 전망치는 8만2202원으로 4.8%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신한금융 측은 유상증자의 목적으로 미래 손실흡수력 증대를 위한 자본비율 강화 및 증자 이후 인수합병(M&A) 등의 성장, 주주환원 정책의 강화 등을 언급했지만 당장에는 가시화된 성과가 없기 때문”이라며 “향후 성장의 결과물을 기대할 수는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조원 내외의 이익 체력을 보유한 상황에서 현재의 자본비율이 업종내 낮지 않고 유상증자 이후 단기간내 배당을 늘리거나 하는 결정은 현실적으로 불가하다는 점에서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명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신한금융의 설명대로 중장기 긍정적 영향이 기대되긴 하나 반대로 단기간 기존 주주가치 희석은 불가피하다”며 “BPS 희석 등을 감안해 적정주가를 기존 3만8000원에서 3만6000원으로 5.3% 하향 조정한다”고 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사모펀드 사태가 일단락되면서 주가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은행 주가 할인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 변수인 지배구조의 독립성이 강화됐다는 점은 투자 매력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려와 달리 하반기 이후 사모펀드 부실화 위험이 크게 준 반면, 밸류에이션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할인된 점도 투자 매력도를 높인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은행주 최선호 주(Top pick)를 유지하며 목표주가는 4만5000원으로 6.3% 하향한다”고 언급했다. 

산한금융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성장기회를 갖게 됐다고 자평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경기가 회복되는 시기에 축적된 자본여력을 활용해 다양한 성장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증가한 자본을 활용해 수익을 개선하고, 이것이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도록 주주환원의 시기 및 방법을 다변화할 계획”이라며 “자본관리 방향성 관련해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과 소통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증권사들은 신한금융이 유상증자로 확충한 자본을 수익성 제고에 적절한 M&A 및 디지털투자, 배당정책 등에 사용할 경우 주주가치 제고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 자본 적정성이 개선되고 자산 건전성 불확실성을 해소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한금융그룹의 유상증자 내용./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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