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앨러간 기술수출' 신형 보톡스, 글로벌 임상 3상 마무리 단계
메디톡스 본사(왼쪽)과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주'. /메디톡스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메디톡스가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수출명 뉴로녹스)'와 히알루론산 필러 '뉴라미스'가 동남아, 남미 등에서 잇따라 시판허가를 받았다.

이른바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미간 주름 개선 등 미용성형 시술에 쓰이는 바이오의약품이다. 아일랜드 제약사 엘러간이 세계 최초로 출시할 당시 제품명을 '보톡스'로 해 관련 제품군의 대명사로 자리를 잡았다.

7일 메디톡스에 따르면 '메디톡신'은 최근 말레이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판허가를 획득했다.

'메디톡신'은 메디톡스가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다. 지난해 868억원의 매출을 기록, 회사 전체 매출(2059억원)의 42.1%를 차지하는 주력 제품이다.

'메디톡신'은 사우디 진출에 앞서 말레이시아에 출시된 바 있다. 두 국가는 최근 중산층이 증가로 에스테틱 분야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어 이슬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중요 거점으로 주목 받고 있다.

메디톡스는 말레이시아와 사우디의 판매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른 이슬람 국가로의 진출도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신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이노톡스'의 미국 진출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메디톡스가 최근 엘러간으로부터 임상개발 마일스톤 달성에 따른 기술료 2000만달러(약 240억원)을 수령해서다. 양사는 지난 2013년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앨러간은 이노톡스를 개발할 의지가 없고 곧 반환될 수 있다'는 다분히 의도적인 루머들이 이노톡스의 가치를 훼손시키고 있었다"며 "이번 마일스톤 수령으로 인해 이러한 루머가 말도 안되는 거짓이라는 점이 명백해졌다"고 설명했다. 

◆메디톡스, 대웅제약과 소송서 유리한 고지 점령

문제는 메디톡스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있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6년부터 대웅제약과 '보툴리눔 원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7월6일(현지시간) 예비판결에서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고 했다.

또한 대웅제약 나보타에 대해 10년간 '미국 시장 수입 금지 명령'을 내릴 것을 ITC 위원회에 권고했다. 사실상 메디톡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전 세계 보톡스 시장은 약 7조원으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미국은 2조원 규모로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대웅제약은 ITC의 예비판결에 대해 명백한 오판이라며 이의 및 재검토를 요청했다.

◆ 메디톡신 중국 진출, 파란불 커질까 

메디톡스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보툴리눔 분쟁을 벌이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 6월 '메디톡신' 3개 품목(메디톡신주, 메디톡신주50단위, 메디톡신주150단위)과 '이노톡스주'에 대해 각각 허가취소, 제조업무정지 3개월(1억7460만원 갈음)을 처분했다. 메디톡스가 이 품목들을 생산하면서 ▲허가 내용과 다른 원액 사용 및 서류 조작 ▲원액 및 제품의 역가시험 결과 허위기재 ▲조작된 자료 제출해 국가출하승인을 받았다고 판단해서다.

메디톡스는 품목허가 취소에 대해 소송을 진행하는 한편,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다. 이에 대전고등법원은 지난달 메디톡스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본안소송(품목허가 취소) 결과가 나올 때까지 메디톡신을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게다가 본안소송은 아직 재판 일정도 잡히지 않은 상태다.

만약 메디톡스가 오는 11일 예정된 ITC 최종판결과 식약처 상대 본안소송에서 승소한다면 그간 공들인 중국 진출에도 파란 불이 켜질 전망이다.

'메디톡신'은 현재 중국 내 임상 3상을 마치고 허가심사를 받고 있다. 국내외 소송에서 승리한다면 중국 품목허가 역시 승인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메디톡스 히알루론산 필러 '뉴라미스'. /메디톡스 제공

◆뉴라미스, 전 세계 44개국 진출…올해 추가 수출

한편 '뉴라미스'는 최근 브라질과 필리핀에서 품목 허가를 획득, 총 44개국에 진출하게 됐다. 특히 브라질 시장에서 출시 4년 만에 40%대 점유율을 달성한 '메디톡신'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에스테틱 분야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또한 올해 안으로 대만과 멕시코, 엘살바도르 등에서도 시판허가를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뉴라미스 시리즈 3종이 보유한 유럽 CE인증을 적극 활용해 글로벌 필러 브랜드로 성장시킬 것이라는 게 회사 측 방침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3종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과 이노톡스, 코어톡스를 개발하며 우수한 연구개발(R&D) 역량을 보유한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지속적 매출 성장과 기업 브랜드 제고를 위해 글로벌 시장 확대를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엘러간에 기술수출한 신제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글로벌 임상 3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만큼 내년 초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BLA) 신청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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