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이 장기화되며 영화, 드라마 촬영장 역시 녹록하지 않은 실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촬영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며 배우들의 스케줄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장에서 일하는 스태프들 역시 원만한 촬영 진행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좀처럼 호전되지 않는 상황 속 촬영장의 실태를 알아봤다.

■ 코로나19 피해가나 했더니 확진자 판정에 ‘울상’

영화 '비상선언'에 출연하는 송강호(상단 좌측부터 시계방향), 이병헌, 전도연, 박해준, 김소진, 임시완, 김남길./각 소속사 제공.

국내 연예계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건 최근이다. 지난 3월 할리우드 최초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톰 행크스 부부를 시작으로 할리우드가 비상에 걸린 반면 국내 연예계는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안도를 자아낸 바 있다.

그러나 연극배우 서성종이 지난 8월 1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드라마 촬영장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서성종과 함께 연극 ‘짬뽕’에 출연하던 허동원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허동원은 KBS2 수목극 ‘도도솔솔라라솔’에 출연 중이었고 주연 배우인 고아라, 이재욱, 김주헌, 예지원, 서이숙 등을 비롯해 스태프들 전원이 검사를 진행했고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고 자가격리를 마쳤다. 최근 종영한 KBS2 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 역시 출연 중이던 서성종의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종영 전 촬영장이 뒤집혔다. 접촉자로 분류된 배우 및 스태프들은 촬영을 중단하고 코로나19 검사에 응해야 했고 촬영 중단 및 8월24일, 25일 이틀 연속 휴방을 결정한 바 있다.

방송 중인 tvN 수목극 ‘악의 꽃’과 방영을 앞둔 JTBC ‘사생활’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배우와 제작진의 안전을 위해 촬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두 편 모두 현재 촬영을 재개했지만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드라마나 영화 모두 촬영을 중단했다가 재개했다가를 반복하는 시스템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역시 제작 콘텐츠 촬영을 중단에 돌입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지금 우리 학교는’ ‘오징어게임’ 등의 촬영을 멈췄다.

영화 촬영장 역시 코로나19 공포에 떨고 있긴 마찬가지다. 최근 촬영에 돌입한 마동석, 정경호, 오연서 주연의 ‘압구정 리포트’는 조심스럽게 촬영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 관계자는 “코로나19 추세를 보고 촬영을 했다 안 했다 하고 있다”라며 “배우나 스태프 모두 체온 측정은 물론 손 소독제 사용 등 방역 지침을 철저히 이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정민, 현빈 주연 영화 ‘교섭’ 역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다. 당초 지난 3월 요르단 촬영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내 촬영을 먼저 진행했다. 7월 요르단 촬영을 재개한 이 작품은 황정민 먼저 분량을 마치고 2일 귀국했다.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고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한재림 감독의 대작 ‘비상선언’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일정이 꼬였다. 영화에 참여한 관계자가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확인돼 촬영이 중단됐다. 투자배급사 쇼박스 관계자는 “배우와 현장 스태프들의 건강 및 안전을 위해 촬영을 중단했다”며 “일정을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시점까지 촬영을 진행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 오프라인 행사 뚝..“수입 없어요” 고백도

tvN '청춘기록'(왼쪽부터), OCN '미씽: 그들이 있었다' 포스터.

코로나19 여파 속 오프라인 행사 역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통상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던 콘텐츠의 제작발표회는 온라인으로 대체된지 오래다. 하지만 코로나19 공포는 이마저도 무산시켰다. 7일 첫 방송한 박보검의 군 입대 전 마지막 작품 tvN ‘청춘기록’은 행사가 무산됐다. ‘박보검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고수, 허준호 주연의 OCN 드라마 ‘미씽: 그들이 있었다’ 역시 제작발표회를 취소하고 지난 6일 첫 방송했다.

연이은 오프라인 행사 취소, 촬영 중단으로 배우들의 수입 역시 줄어들었다. 지난 2일 개봉한 ‘오!문희’로 화상인터뷰를 진행한 이희준은 “코로나19 여파로 출연 중이던 ‘보고타’ 일정이 잠정 중단되면서 수입이 뚝 끊겼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행사가 많이 없어져서 방송사나 배우들 역시 수입이 줄어들기 마련이다”라며 “최근 드라마의 경우 반사전제작 시스템이 거의 대부분 도입됐다. 스태프들의 주52시간 근무도 지켜줘야 하는데다 코로나19로 인해 촬영이 미뤄지면서 제작기간이 길어지니 결과적으로 제작비 비용이 더 많이 든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배우들의 출연료가 비싸다고 비판할 일만은 아닌 게 제작 일정이 길다 보니 배우 한 명당 6000만 원~1억 원이 헤어와 스타일리스트 비용으로 들어간다”라고 덧붙였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 A씨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입에 대해 “잘 나가는 배우들은 영화가 흥행할 시 인센티브를 받지만 어지간한 배우들은 그런 수입이 없다”라며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라고 하면 그만큼 홍보가 되지 않으니 화제성이 없을 시 차기작 역시 (일이 끊기거나) 문제가 생길수도 있다”라고 했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가 될 시 모든 일정이 멈추지 않나. 제작진 역시 그게 걱정일 것이다”라며 “촬영을 하는 둥 마는 둥 하는 게 답답하고 힘들지만 확진자가 발생하면 안 되니 조심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양지원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