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증시회복으로 관심도↑…수익률은 은행 금리에도 못 미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변액보험이 새로운 투자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수익률이 은행 금리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코로나19 여파와 증시 회복 영향으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돈을 마련하고 투자한다), 빚투(빚을 내 투자한다)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최근 30대 이상 소비자의 최대 관심사로 재테크가 떠오르는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펀드 투자 효과와 함께 의료보장과 노후준비를 함께 준비할 수 있는 생명보험사의 변액보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표면적인 시장환경만 본다면 변액보험은 '미다스의 손(Midas touch·손대는 일마다 재정적인 성공을 이뤄 내는 능력)'으로 보여질 수 있지만, 연환산수익률을 본다면 '마이너스(minus)의 손'에 가까울 정도다.

8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변액보험 초회보험료(가입 후 첫 납입 보험료)는 1조855억원으로 전년 동기(8230억원)와 비교해  31.9%(2,625억 원)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2013년 이후 7년 만에 2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협회는 "올해 1분기에 코로나19 영향으로 주식시장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변액보험 시장도 주춤했으나, 시장 유휴자금이 주식시장에 몰리면서 변액보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제로금리가 현실화되면서 은행 예적금으로는 큰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가운데 코로나19로 급락했던 주식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면서 변액보험이 투자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하지만, 각 상품의 연환산수익률을 확인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변액 보험, 투자상품 VS 보험상품 

변액보험은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의 일부를 특별계정으로 분류해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고, 운용실적에 따라 계약자에게 투자이익을 배분함으로써 보험기간 중에 보험금과 해지환급금이 변동하는 상품이다.

변액보험은 주식, 채권, 펀드 등 투자상품과 보험상품의 특성이 결합된 상품으로, 사망보험금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는 변액종신보험과 노후대비 연금액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는 변액연금보험, 유니버설 기능(자유로운 입출금)이 포함된 변액유니버설보험(보장성, 저축성)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변액보험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많은 투자자가 막대한 손실을 보며 민원이 쇄도한 이후 투자성격과 전문성을 고려해 ‘변액보험판매자격’을 보유한 보험설계사만 판매할 수 있다.

또 보험업법 등에 따라 고객의 연령, 재산상황, 가입목적 등을 진단하는 적합성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진단 결과 투자성향에 적합할 경우에만 상품 권유 및 가입이 되는 만큼, 불완전판매 방지와 함께 안전한 투자가 가능하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생명보험협회는 올해 변액보험 초회보호험료 수준을 역대 최고치로 전망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제공

최근에는 펀드 운용실적과 관계없이 약관에서 정한 방법에 따라 변액종신보험의 경우 사망보험금을 최저 보증하고, 일부 생보사의 변액보험상품은 펀드 운용실적과 관계없이 최저보증이율(0.75∼5.0%)로 적립한 예정적립금을 보장해 증시 급락이 발생하더라도 안정적인 수익확보가 가능해졌다.

또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변액보험의 펀드변경기능을 활용하면 금융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가 상승기에는 가치 · 성장주식형 등 위험자산의 편입비율을 높이고, 주가 하락기에는 채권형 및 혼합형 등 안전자산의 편입비율을 높여 수익률을 관리할 수 있다.

'-0.49%'…은행 금리 못 미치는 변액보험 연환산수익률

생명보험업계에서는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변액보험을 투자 대안으로 꼽고 있으나 연환산수익률은 '마이너스'로 은행 예적금 금리만도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상반기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기준으로 시장 약 70%를 점유하고 있는 ▲미래에셋생명(시장점유율 48%) ▲푸르덴셜생명(12%) ▲메트라이프생명(8%)의 83개 변액보험 상품(변액연금 보증형, 변액연금 미보증형, 변액유니버셜)의 평균 연환산수익률은 -0.49%다.

업체별로 시장점유율 1위 미래에셋생명은 모두 31개의 변액보험 가운데 24개 상품이 플러스 수익을 기록했지만 1%를 넘긴 상품은 8개에 불과하다. 푸르덴셜생명은 28개 가운데 4개, 메트라이프생명은 24개 가운데 9개 상품만 수익을 냈다.

말 그대로 은행보다 못한 수익률이다. 5개 시중은행(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과 인터넷전문은행(케이뱅크, 카카오뱅크)의 예·적금 연 금리와 비교하면 최대 2.45% 차이다. 8일 기준 7개 은행 예금 상품(12개월·최고 우대금리 기준) 연평균 금리는 1.01%이며 적금 연평균 금리는 1.96%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보험사의 초기 변액보험 수수료는 현재와 비교해 수수료가 높은 편이었고,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익률이 많이 반영된 것"으로 "협회의 수익률 산출 기준이 모든 고객의 상황을 대변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비교공시된 정보는 대표계약기준으로 산출된 것으로, 고객별 실제계약나이, 보험료, 납입기간, 중도인출/보험계약대출 발생여부, 펀드투입비율 등에 따라 실제 계약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지만, 은행 금리와 비교해 수익률은 현격히 낮은 수준이다.

미래에셋생명, 푸르덴셜생명, 메트라이프생명 변액보험 상품 83개의 평균 연환산수익률은 -0.49%다.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 캡처


"주기적으로 관리하면 고수익" Vs 금융시장 불안정, 메리트 없어"

변액보험에 대한 평가는 시장에서도 엇갈린다. 변액보험에 대한 투자 실효성이 도마 위에 오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양한 보증 옵션이 생기면서 과거 '불완전판매' ,'민원왕'이란 오명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다는 입장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큰 만큼 위험 부담도 크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길어질수록 장기적으로 자금을 운용해야 하는데 현재 상황으로 보면 변액보험은 투자 대안으로 활용하기 좋은 시기"라며 "최근 변액보험에도 보증 옵션이 많아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으로 투자한다면 분명 도움이 되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변액보험 도입 이후로 국내 자본시장이 크게 상승했다고 보기 어렵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마찬가지"라며 "거시적으로 봐도 금융시장에 거대 기업이 진출해도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도, 미래도 밝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금융시장을 보면 코로나 여파로 실물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으로 변동성이 크고 향후 전망도 안정적으로 좋아질 것이란 기대가 크지 않다"면서 "개인투자자가 시장 변동성을 활용해 단기 투자에 나서기는 좋은 상황이지만, 장기적으로 꾸준히 대처해야 하는 변액보험에 메리트가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변액보험 가입 후 주식시장 및 금리환경이 수시로 변동될 수 있기 때문에 펀드 변경을 통한 사후관리를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면서 "적극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투자자가 장기적인 관점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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