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내년 글로벌 시장 규모 59억달러
국내 보톡스 업계가 연이어 해외 진출 소식을 알렸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일명 보톡스) 기업들이 잇따라 해외진출을 알리며 영토 확장에 나섰다.

8일 시장 분석업체 대달리서치에 따르면 보톡스의 내년 글로벌 시장 규모는 59억달러(약 7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연간 1000억원 규모의 국내 보톡스 시장에 대한 과열 우려 속에 국내 업계가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 니치 마켓 공략 후 거점 확대 노려

메디톡스는 자사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수출명 뉴로녹스)이 말레이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판허가를 최근 획득했다고 7일 밝혔다.

두 국가는 최근 중산층이 증가하며 에스테틱 분야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메디톡스는 이들 나라를 이슬람 시장 공략을 위한 거점으로 삼고 판매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른 이슬람 국가로의 진출도 가속화 할 계획이다.

휴온스는 최근 국산 보툴리눔 톡신 ‘휴톡스(국내명 리즈톡스)’가 이라크 정부에 정식 등록을 마쳤다고 지난 4일 밝혔다. 휴톡스는 전세계 최초로 이라크에 정식으로 등록된 ‘1호 보툴리눔 톡신’이 됐다.

휴온스는 파트너사인 이라크 헬스케어 기업 ‘제나(Jenna Scientific Drug Bureau)’를 통해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며, 이후 정부입찰에도 참여해 현지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휴온스는 현재 중국, 러시아, 중남미 등의 현지 임상과 허가도 진행 중이다.

휴온스 엄기안 대표는 “이번 등록을 통해 이라크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독점적이고 우월적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며 “향후 중동의 다양한 국가들과 보툴리눔 톡신 사업 논의를 하는데 있어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최근 ‘메디톡신’(수출명 뉴로녹스)이 말레이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판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위기 속 기회 만들기

메디톡신의 이번 말레이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판허가소식은 메디톡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메디톡신은 메디톡스가 2006년 출시한 첫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품이다. 그러나 제조 과정에서 약사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국내 허가를 취소했다.

또 메디톡스는 메디톡신 관련 기술을 도용했다는 이유로 대웅제약과 5년 넘게 국내외 소송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메디톡스는 또한 최근 미국 기업 엘러간으로부터 임상시험 개발 단계 달성에 따른 기술료로 2000만달러(약 240억원)를 받았다. 지난 2013년 메디톡스는 엘러간에 새로운 제형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기술을 이전했다. 가루 형태인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액체로 바꾸는 기술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엘러간에 수출한 신제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글로벌 임상시험 3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만큼 내년 초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 신청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디톡스와 보툴리눔 톡신 균주 도용 분쟁을 벌이고 있는 대웅제약도 얼마전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을 알렸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치료 사업 독점파트사인 이온바이오파마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경부근긴장이상' 적응증으로 임상 2상 승인을 받았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임상은 내년 상반기께 시작될 전망이다.

이온바이오파마는 미국, 유럽, 캐나다 등에서 대웅제약의 제품을 치료용 목적으로 허가, 수입, 판매하는 등 상업화 관련 독점 권리를 갖고 있다.

박성수 대웅제약 나보타사업본부장은 "미국 톡신 치료시장은 엘러간 이외에 뚜렷한 경쟁자가 없어 이온바이오파마의 시장 진입 시 높은 점유율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메디톡스와의 균주 다툼 결과에 따라 미국 수출 자체가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7월 미국 국제무역협위원회(ITC)는 예비판결에서 대웅제약의 나보타 제품 수입을 10년간 금지하며 사실상 메디톡스의 주장에 힘을 실어 줬다.

대웅제약은 이같은 판결에 불복하며 오는 11월 ITC 최종판결에선 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에볼루스를 통한 나보타 미국 수출 외 이번 치료시장 진출은 사전에 계획한 대로 진행한 것"이라며 "ITC 최종 결론에서 예비판결이 뒤집힐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휴젤도 하반기 해외 시장 확대에 힘쓰고 있다. /휴젤 제공

◆ 시장 1등도 글로벌 도약 박차

보툴리눔 톡신 제제 국내 점유율 1위인 휴젤도 하반기 해외 시장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선 지난해부터 추진한 보톡스 중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휴젤은 올 3분기 안엔 판매 허가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유럽은 내년 중순, 보톡스 최대 시장인 미국은 내년 연말 각각 판매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휴젤은 지난 6월 자사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유럽 판매허가 신청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앞서 휴젤은 지난해 1월 유럽 유통 파트너사인 '크로마(Croma)'와 함께 폴란드, 독일 임상 3상(Bless 1,2)을 완료한 바 있다. 이후 허가 신청에 필요한 서류 작업을 진행, 유럽의약품청(EMA)에 허가신청서 제출을 마쳤다.

신청서 제출 후 허가까지 약 1년여가 소요되는 만큼, 내년 중순께 유럽 판매 허가 획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유럽의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약 1조원 규모로, 2조원 규모에 달하는 미국과 함께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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