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장마·태풍 피해,역대 최대 규모…추석·계절적 요인 더하면 손해율 상승할 것
손해보험사의 누적손해율이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업계에서는 집중호우·태풍 피해액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으며 향후 손해율 상승 요인이 산적해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손해보험사가 자동차 보험 손해율 감소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코로나 19 재확산으로 이동 인구가 감소했고, 차량 운행량이 줄어들면서 '반짝 효과'을 봤지만, 역대급 장마에 이어 태풍까지 연달아 몰아치면서 자동차보험 추정 손해액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7~8월 장마·집중호우 피해 미접수건, 이달 태풍으로 인한 피해액에 하반기 계절적 요인까지 생각한다면 손해율은 역대 최고급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9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삼성화재, 현대해상,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손해보험사의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8.3%로 전년 동기(93.73%) 대비 5% 이상 개선됐다.

손해율은 보험회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교통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보험회사의 영업수지를 결정하는 대표적인 것으로, 예정손해율보다 실제손해율이 높게 나타나면 적자를 보게 되며 실제손해율이 낮으면 흑자를 기록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의 적정손해율을 78~80%로 보고 있다.

자동차보험 시장 80%를 차지하는 4대 손해보험사의 누적 손해율을 살펴보면, 삼성화재는 84.6%로 지난해 같은 기간(88%)보다 3.4% 포인트 낮아졌다. 현대해상(88.6%→84.5%), DB손해보험(87.7%→83.8%), KB손해보험(88.5%→83.7%) 등도 전년 동기 대비 3.9%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코로나 19 재확산으로 이동 인구가 감소하면서 장거리 자량운행량이 줄어든 것이 손해율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8월은 휴가철로 보험사의 손해율은 90%를 넘어서지만, 올해는 코로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줄어들었지만 적정 손해율을 초과했기에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19, 2020년 자동차보험 손해율. /손해보험협회 제공

전년 대비 개선된 손해율표를 받아든 손해보험사지만, 남은 하반기 전망까지 밝은 것은 아니다. 장마 피해 미신고건에 이달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과 장거리 차량이동이 많은 '민족 대명절' 추석, 겨울철 눈길·빙판길에 따른 자동차 사고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4일 오전 9시까지 12개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태풍 마이삭에 따른 차량 피해 건수는 7272건이며 추정 손해액은 163억원이다.

지난 7~8월(7월9일~8월14일)에 집중된 장마,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 규모(신고건수 8813건, 추정손해액 865억원)를 더한다면 올여름 장마와 태풍에 따른 차량 피해 신고는 1만5085건이며 추정 손해액은 1028억원이다. 이는 역대 최악의 침수피해가 발생한 2011년(신고건수 1만4602건, 추정손해액 993억원)을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다.

아직 집계되지 않은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피해 규모를 생각하면 보험사의 시름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보험사가 손해율 개선에도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이다.

업계 관계자는 "8월까지는 전반적으로 코로나 영향으로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나왔지만, 침수 피해 여파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피해 접수를 늦게 하시는 분들도 많고, 자동차뿐 아니라 가옥, 상가, 공장 등 피해액까지 생각한다면 손해율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9월에 들이닥친 태풍에 이어 차량 이동이 많은 추석, 겨울철 눈길·빙판길로 인한 사고 등 계절적 요인이 반영돼 손해율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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