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연합뉴스

[한스경제=송진현] 사회적 기업인 넥스트이노베이션의 서인식 대표. 그가 비용이 저렴하고 개발기간도 짧은 점자책 소프트웨어인 '센시'(Sensee) 개발에 나선 것은 그의 아버지 때문이다.

서 대표의 아버지가 바로 시각장애인이었고 책을 좋아하는 아버지를 돕겠다는 목적으로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점자책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기존 점자책의 경우 제작기간이 6개월에서 1년이 걸렸다. 책 한권당 평균 가격도 10만원을 넘어 시각장애인들이 점자책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각장애인들이 세상과 소통하기가 그만큼 힘들어지고 사회생활도 곤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같은 점자책 제작과정을 개선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은 거의 없었다.

서 대표가 바로 이 분야에 뛰어들어 점자책 제작비용을 90% 이상 감소시켜주고 제작기간도 단 하루밖에 걸리지 않는 ‘센시’ 솔루션을 만든 것이다. 전세계 시각장애인 수는 2억8000만명에 이르며 관련 점자책 시장규모는 60조원에 달한다.

넥스트이노베이션은 현재 15개국에서 센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으며 올해 3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2022년에는 300억 매출이 기대되고 있다는 것이 서 대표의 설명이다.

지난 1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SOVAC(Social Value Connect) 2020' 행사에 소개된 사회적 기업이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기업의 이익도 도모하는 전형적인 사회적 기업이 넥스트이노베이션인 셈이다.

SOVAC 2020은 민간 최대의 사회적 가치 축제로 올해로 2회째를 맞고 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제안으로 지난해 처음 열렸다. SK그룹 주도로 올해 2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유튜브 등 온라인을 통해 24일까지 진행된다.

최 회장은 올해 SOVAC 인사말에서 “우리 사회가 직면한 위기를 기업이 함께 혁신과 협력을 통해 극복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자”고 역설했다.

사회적 가치에 관한 한 국내에서 선구자의 길을 걸어온 최 회장은 올해 SOVAC 행사에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과 신한금융 조용병 회장, 독일 바스프의 마틴 브루더밀러 회장의 동참도 이끌어냈다. 보다 많은 기업이 협력할수록 효과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최 회장의 생각에 정의선 부회장 등이 공감을 표시한 것이다.

사실 기업 입장에선 돈만 벌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회문제 해결을 도외시하고서는 지속가능 경영이 점점 어려워지는 시대가 됐다.

최 회장은 이미 지난 2014년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이라는 책을 펴내며 사회적 가치창출의 중요성을 세상에 알렸다. 최 회장은 당시 책에서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을 평생의 과업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최 회장의 신념에 따라 SK그룹 계열사들은 그동안 선도적으로 사회적 가치창출에 매진해온 상태다. 요즘에는 공기업을 비롯한 많은 기업에서 SK그룹을 벤치마킹하며 사회적 가치창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최 회장이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의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도 따지고 보면 그의 헌신적인 사회적 가치 창출노력 등 남다른 리더십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기업이 영리사업에만 몰두하는 시대는 지났다. 최 회장의 사회적 가치창출 노력이 국내 모든 기업으로 조속히 확대되어지길 기대해 본다. <한스경제 발행인>

송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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