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공영쇼핑, 상반기 매출 전년대비 40% ↑
리더십 부재, 방만경영 논란 등은 풀어야 할 과제
공영쇼핑 제공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코로나19 언택트 소비 여파로 홈쇼핑 업계가 성장궤도를 달리는 가운데, 후발주자 격인 ‘공영쇼핑’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공영쇼핑이 올 한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쏠린다.

9일 홈쇼핑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공영쇼핑은 전년 동기대비 36% 성장한 817억원의 취급고를 올렸다. 코로나19 여파로 마스크, 건강식품 등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공영쇼핑은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산하 중소기업진흥공단이 100% 소유한 중소기업유통센터가 50%의 지분을 갖고 있는 공공기관이다. 공영 채널이다 보니 판매수수료가 낮은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중소기업 상품 수수료는 CJ오쇼핑이 39.7%로 가장 높고, 타 채널이 30% 수준인 것에 비해 공영쇼핑은 20%로 가장 낮다.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공단의 취지에 맞게 실제 판매상품도 중소기업 제품만 취급한다. 이 때문에 상품구성이나 MD 측면에서 유명브랜드의 상품을 취급하는 등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여타 대규모 홈쇼핑 업체들보다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실제 홈쇼핑 업계 통계자료를 봐도 소비자 평판이나 사업 규모는 전체 7개(롯데·CJ·현대·GS·NS·홈앤쇼핑·공영) 업체 중 최하위권 수준에 머물러 왔다.

그런데 올해 초 상황이 급변했다. 코로나19가 확산 초기 ‘마스크 대란’이 일어날 당시 공영쇼핑이 공적마스크 판매처로 등극하면서 부터다. 지난 2월 중기부는 공영쇼핑을 통해 마스크를 수급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200만개 마스크를 노마진으로 공급해 ‘품절대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마스크 판매는 공영쇼핑에 인지도 상승이라는 효과를 가져다줬다. 여기에 거리두기 장기화로 홈쇼핑 업계가 활기를 띠면서 덩달아 공영쇼핑도 전년 대비 실적이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공영쇼핑은 매출이 전년 대비 40% 늘어난 4545억원, 영업이익은 76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동안 전년 대비 월별로 11%에서 최대 73% 이상 성장률이 나타났다. 6월에 이어 7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취급고가 33%나 증가하며 순항은 이어졌다.

지난 7월 최창희 공영쇼핑 대표가 개국 5주년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공영쇼핑 제공

그동안 공영쇼핑은 출범 첫해인 2015년 영업적자 199억원을 시작으로 사업 내내 마이너스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43억원의 적자를 보는 등 쉽사리 흑자전환을 이루지 못했지만, 올해가 변화의 기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영쇼핑은 지난 7월 성과 브리핑에서 “이런 추세로 하반기 5000억원 이상을 달성한다면 (매출) 1조 전망이 가능하다”라며 낙관적인 시각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20~30년 업력을 가진 홈쇼핑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수장의 리더십 부재와 방만한 경영 구조 논란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지난 2018년 공영쇼핑에 둥지를 튼 최창희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활동했던 인물로 취임 때부터 낙하산 논란이 있어왔다. 유통업과는 관련이 없는 제일기획과 삼성물산을 비롯한 광고 쪽 전문가로 업계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취임 후에도 구설수는 계속됐다. 최 대표는 지난 2018년 특정업체가 판매하는 식품 물건을 문제삼고 방송 편성을 바꿔 자체 감사에서 ‘구두주의’ 처분을 받았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만년적자에도 신사옥 건립을 밀어붙인다는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당시 공영쇼핑은 오는 2023년 서울사옥 임대차 계약 종료 시점에 대비해 1400억원을 투자해 신사옥 건립을 추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자본 잠식을 고려하지 않은 회사의 무리한 처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공영쇼핑 관계자는 “원활한 홈쇼핑 송출환경을 위해서는 신사옥이 필요한 측면이 있다. 검토는 진행 중이다”라면서 “다만 단기적으로 당장 하겠다는 건 아니고 (재무)구조를 개선해서 틀을 마련한 다음 시기를 조율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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