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한국 코로나 방역·백신 R&D 관심 재부상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연합뉴스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부인 멜린다가 설립한 민간 자선단체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150만달러(약 18억원)을 쾌척했다.

국제백신연구소(IVI)는 9일 아시아와 아프리카 4개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을 평가하는 임상 3상 시험을 필요시에 돕기 위한 '임상시험 현장(site) 준비'를 지원하기 위해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으로부터 150만달러의 연구비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초기 임상에서 성공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이더라도 질병 부담이 큰 여러 개발도상국 지역에서도 효능시험을 시행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IVI는 지원 대상 4개국이 올해 4분기까지 임상 3상 진행을 위한 기술적 자원, 임상 인력, 임상시험 참가자 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백신은 효능 및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임상 대상자가 가장 많고 엄격한 3상을 통과한 뒤에 사용승인을 받는다.

플로리안 막스(Florian Marks) IVI 백신 임상개발·보급 및 역학(EPIC) 담당 사무차장은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위협을 주고 있다"며 "이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의 개발과 보급 또한 전 세계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나라도 예산이 부족하다고 해서 배제돼서는 안 되며, 코로나19 백신을 글로벌 공공재로 인식하고 평등한 접근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IVI는 코로나19에 대응할 백신의 전 세계 보급을 돕기 위해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오랜 파트너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 /SK케미칼

◆ 빌 게이츠, SK바이오사이언스 개발 백신에 특별한 관심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IVI뿐 아니라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예컨대 지난 5월 SK바이오사이언스에 백신 개발비 44억원을 지원했다. 이후 게이츠 회장은 7월 문재인 대통령에 서한을 보내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내년 6월부터 연간 2억개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에서 개발되는 백신을 통해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한국) 정부와 함께 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게이트 회장은 '라이트펀드'의 출자 규모를 늘리겠다며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라이트펀드'는 한국 정부와 한국생명과학기업, 국제자금지원단체 3자간 민관협력으로 설립된 국제보건연구기금이다. 개발도상국의 보건의료 문제 해결에 필요한 감염병 대응 기술 개발을 위해 한국의 우수한 보건의료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는 과제를 발굴 및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설립 당시 보건복지부와 5개 제약·바이오 기업(LG화학, SK바이오사이언스, GC녹십자, 종근당, 제넥신),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공동 출연해 1주기 사업기간(2018~2022년) 기금으로 500억원이 조성됐다.

라이트펀드의 지원을 받은 국내 기업은 제넥신으로 지난달 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 'GX-17'의 비강(코) 투여 연구에 돌입했다.

◆ 한국 코로나19 방역 재조명

한편 빌 게이츠는 한국의 방역 시스템에 대해서도 관심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그는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영국 이코노미스트와의 영상 인터뷰에서 한국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을 잘했다고 평가했다. 

게이트 회장은 '어떤 나라들이 특별히 코로나19에 대응을 잘했느냐'는 "많은 나라들의 대응이 매우 달랐다"면서 "한국은 엄중한 접촉 차단과 행동 변화를 통해 희생자 수를 매우 낮게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게이츠 회장은 또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이 통제불능 상태로 빠져버린 데 대한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한국을 모범으로 재차 거명했다. 그는 "미국과 달리 한국 정부는 민간기업들을 동원해 방역을 전속력으로 끌어올렸다"고 했다.

아울러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에 보낸 서한에는 "한국의 코로나 대응에 감명을 받았다"며 "훌륭한 방역과 함께 한국이 민간 분야에서는 백신 개발에 있어 선두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정숙 여사가 7월 국제백신연구소 한국후원회 4대 명예회장에 추대된 것을 축하하기도 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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