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보험사 앱 활성화 사용자 금융권 최하위…AI기술·빅테크 협업으로 디지털 전환 가속화
보험사들이 AI기술을 적용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빅테크·스타트업과 협업을 통해 디지털 전환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각 사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보험업계가 디지털 금융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언택트 환경이 가속화되면서 디지털 전환이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생존기반이 됐기 때문이다.

보험산업은 타업권에 비해 대면영업 비중이 높고, 자발적 수요가 적으며 상품 접근에도 한계가 있어 상대적으로 디지털수요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업계는 코로나 19로 인해 보험산업의 디지털 혁신이 빠르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인슈어테크(보험과 기술의 합성어)를 이용한 새로운 경영 전략 수립,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기업과 공생은 필연이라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AI·ICT 기술 적용&빅테크·스타트업과 협업 통해 디지털 전환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손해보험사 모두 AI(인공지능), ICT(정보통신기술)를 적용한 서비스, 빅테크·스타트업과 협업을 통한 디지털 전환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이날 오렌지라이프는 보험업계 최초로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적용한 '보험사기 사전 예측모델'을 자체 기술력으로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보험계약 체결 시점부터 보험사기 의도 여부 판단이 가능하며, 상대적으로 보험사기 위험도가 높은 대상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다.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은 "이미 다양한 빅데이터 예측모델과 블록체인, AI 기술을 적용한 보험서비스가 오렌지라이프 임직원의 자체 기술력으로 구축·운영되고 있다"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보험업의 본질을 강화하고, 고객가치를 높이는 고객 중심의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생명은 계약조회는 물론 ▲보험계약대출까지 가능한 AI 챗봇 ‘따봇’ ▲컨설턴트의 역량 강화를 위한 모바일 교육 시스템 '스마트 쏙쏙' ▲고객편의, 정보보호, 환경보호까지 한번에 해결한 '스마트 안내 서비스' 등을 진행 중이다. 또 '2020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5년내 AI, 디지털을 융합한 혁신 보험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화생명은 지난 6월 디지털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신계약 체결과정에서 고객 자필서명이 추가로 필요한 경우 ▲설계사(FP)를 직접 만나지 않고도 작성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을 활용한 언더라이팅 보완 프로세스' ▲업계 최초로 보험금지급 여부를 클라우드에서 AI가 실시간으로 심사하는 '클레임 AI 자동심사 시스템' 등을 운영 중이다.

현재는 AI기반의 음성봇 활용한 콜센터 업무 개선 프로젝트와 스마트기기 기반 영업 환경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고객이 헬스케어 서비스부터 간편 보험금청구 등 인슈어테크 서비스까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Kare’를 비롯해 ▲보험업계 최초로 스크래핑 기술을 활용한 ‘대용진단 자동화 서비스’ ▲AI 머신러닝 기술을 접목한 보험사기예측시스템 ‘K-FDS’ 등을 통해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연내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손잡고 인공지능(AI) 기반 언택트 서비스 강화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삼성화재는 업계 최초로 ‘24시간 디지털 영업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시간·요일에 관계없이 24시간 컨설팅부터 보험 가입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또 모바일 링크를 통해 자사 앱 또는 홈페이지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링크 서비스' 확대했으며 지난해에는 업계 최초로 장기보험에 AI 계약 심사 시스템을 도입했다. 최근에는 '디지털사업추진단'을 신설하고 디지털 역량을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 2018년 디지털 관련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작년 말 본부로 승격해 본격적으로 디지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AI음성인식과 지능형 대화기술을 접목한 ‘AI음성봇’을 통해 보험계약대출 서비스와 완전판매모니터링 업무를 자동화했다. ㅇ이어 카카오와 업무 제휴를 통해 카카오톡 채팅만으로 보험계약대출과 마일리지특약용 주행거리 사진 등록이 가능한 '카카오톡 업무 플랫폼'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디지털 생태계내 스타트업과 활발한 소통과 제휴를 위해 파트십 중심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실질적인 협업 중심으로 스타트업과의 동반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지난 4월, 대표 홈페이지에 디지털파트너센터를 오픈 후 다양한 스타트업의 제안을 받고 협업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하반기부터 전략적 투자를 통해 관련 분야 스타트업과 협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 앱 활성 사용자가 금융권에서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보험사 앱 활성 이용자, 금융권 최하위…"업계 특성 반영된 것, 디지털 전환 속도 대변하지 않아"

업계 안팎에서 보험산업은 대면채널 비중이 높다 보니 상대적으로 디지털 전환 속도가 늦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실제 고객과 직접적인 접점인 앱 활성 사용자 현황을 보면 10개 보험사 앱 활성 이용자를 합쳐도 은행, 카드, 핀테크 1위 기업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모바일 앱 시장분석 서비스업체인 앱에이프(AppApe)의 분석결과 보험사 부문 활성이용자 순위는 ▲삼성화재(50만) ▲현대해상(34만) ▲DB손해보험(32만) ▲메리츠화재(25만) ▲KB손해보험(23만) ▲삼성생명(20만) ▲한화생명(19만) ▲교보생명(13만) ▲신한생명(13만) ▲동양생명(7만) 순으로 나타났다. 

10개 보험사 앱 활성 이용자 총 합은 236만명인 반면, 핀테크 부문 1위 삼성페이는 750만명, 은행권 1위 신한은행은 408만명,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는 402만명 등이다.

업계에서는 보험산업 특성상 타 업권에 비해 앱 이용자 수가 적을 수밖에 없으며 조직 개편 등을 통해 디지털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또 이종산업과 협업은 규제 완화를 통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앱 이용자 수 측면에서 타 업권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보험의 특성상 고객의 자발적인 수요보다 대면을 통한 가입이 많고, 상품보장 내용이 복잡해 개인이 접근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며 "주식거래, 계좌입출금 같은 타업권처럼 고객이 자주 이용하지 않는 것도 앱 활성화 이용자수가 적은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핀테크 업체와 협업은 그동안 헬스케어 등과 관련된 규제가 있어서 힘들었으나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서 점차 투자가 늘어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관계자는 "보험은 아무래도 대면채널 비중이 높다보니 상대적으로 디지털 전환에 늦을 수 있지만, 다이렉트 분야에서는 다방면으로 디지털과 협업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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