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원스토어 등 국산 앱마켓 육성·관심 필요
갑질 방지법 발의…공정위도 집중 조사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의 '갑질'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정도영 기자]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의 '갑질'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압도적으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두 기업이 입점사들의 자체 결제 시스템을 막고, 앱마켓에서 해당 앱을 배제시키는 등의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1인칭 슈팅(FPS) 게임 '포트나이트'의 개발사 에픽게임즈가 결제액의 30%를 애플·구글이 챙기는 구조에 반발해 이용자들이 직접 에픽게임스에 돈을 지불하는 게임 내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에 애플과 구글은 에픽게임스가 운영 규정을 위반했다며 포트나이트를 애플 앱스토어·구글 플레이에서 퇴출했고, 에픽게임스는 이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현재도 소송이 진행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구글이 기존 게임 앱에만 적용하던 결제 수수료 30%를 일반 앱까지 확대하기로 하면서 이 같은 논란은 게임업계를 넘어 IT업계 전반으로 점차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구글·애플 갑질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한 움직이 포착되고 있다. 앱마켓 갑질 방지법이 발의됐고, 국산 앱마켓인 원스토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글·애플의 높은 수수료 갑질의 대안으로 앱마켓 '원스토어'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원스토어는 지난 2016년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와 포털 1위 네이버가 각사의 앱마켓를 통합해 출범한 국산 토종 앱마켓이다. 구글·애플(30%)보다 저렴한 20%의 결제 수수료율, 외부 결제 허용 등 여러 장점을 띈다.

실제 여러 기업들의 앱이 입점되면서, 원스토어의 영향력은 점차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조사업체 아이지에이웍스가 발표한 '2020 상반기 모바일 게임 시장 현황'에 따르면 올 상반기 스토어별 모바일 게임 매출 점유율(추정치)는 원스토어는 12.1%(3436억원)을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구글 플레이가 79.6%(2조2539억원)으로 1위, 3위는 애플 앱스토어로 8.3%(2351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달에는 게임 앱을 포함한 모든 앱을 합산한(아이지에이웍스 발표) 원스토어의 국내 앱마켓 시장 점유율은 18.4%로 추정됐다. 이는 직전 최고치(15.7%)를 경신한 수치다. 지난달 구글 플레이의 점유율은 71.0%, 애플 앱스토어는 10.6%를 나타냈다. 

국회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등도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과방위) 간사인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8일 앱마켓 사업자의 인앱결제 강제 등 갑질 방지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특정 결제방식 강제 ▲부당한 앱 심사 지연 및 삭제 ▲타 앱마켓 등록 방해 등 앱마켓 사업자의 대표적인 갑질 사례로 지적되던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고, 결제와 환불 등 앱마켓 사업자의 이용자 보호 의무도 규정했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에 앱마켓 사업자의 의무 이행 실태 점검, 자료 제출 명령, 시정명령 등의 권한을 부여해 법안의 실효성을 더했다.

조승래 의원은 "글로벌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이 국내 콘텐츠 개발사와 국민의 부담 가중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질서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콘텐츠 경쟁력 강화와 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해 과방위 간사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년 출입기자단 정책소통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정위도 칼을 빼들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8일 취임 1년을 맞이해 열린 정책소통 간담회에서 "모바일 OS 시장을 장악한 사업자가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가 발생했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며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구글에 대한 조사를 신속히 마무리하고 제재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구글에 올해 안으로 심사 보고서를 발송, 전원회의에 상정한다는 목표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는 "정부와 민간이 압력을 가하지 않은 한, 구글과 애플은 변하지 않을 것이고, 압력을 가해도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이슈로의 확산을 위해 수수료 문제 등에 적극 목소리를 내야 한다. 원스토어와 같이 국내 플랫폼을 육성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이슈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할 것"이라며 "국내에서는 다가올 국정감사를 계기로 이슈를 확산, 지속 제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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