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주택담보대출 대환 전 중도상환수수료와 대출 한도 등 고려해야
은행들이 갈아타기 상품을 통해 고객 뺏기에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은행업계가 갈아타기(대환) 상품 출시를 통해 고객 뺏기에 나서고 있다. 

대환이란 기존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현실적인 자금의 수수 없이 서류상으로만 신규대출을 실시해 이를 기존채무와 상계하는 것을 뜻한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금리 인하가 빠르게 반영되는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대환 대출 상품을 출시하며 타행 고객을 유치하고 나섰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비대면 ‘하나원큐 신용대출’ 상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하나원큐 갈아타기 신용대출’을 지난해 말 선보였다. 이 상품은 타행 신용대출 금액을 입력하면 대출이 실행되고, 5영업일내 갈아타지 않으면 대출 계약이 취소되는 방식의 100% 비대면 상품이다.

하나원큐 갈아타기 신용대출로 지난 9개월 동안 7322건의 대환이 이뤄졌다. 금액이 4813억원에 달했다. 하나원큐 갈아타기 신용대출은 대출한도 2억원에 최저금리 연 2.03%로 설정됐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지난달 각각 ‘우리WON하는 직장인대출 갈아타기’와 ‘NH로 바꿈대출’을 내놨다. 

먼저 우리은행의 우리WON하는 직장인대출은 출시 1개월여 만에 425억원의 대출을 실행했다. 또 대출한도 2억원에 최저금리 연 2.03%를 적용했다. 농협은행의 NH로 바꿈대출은 대출한도 1억5000만원에 최저금리 연 1.96%를 나타내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도 지난달 아파트담보대출(아담대)을 출시한 후 흥행에 성공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아담대 얼리버드 신청(사전 예약) 이벤트에 참여할 고객 1000명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대환 대출 시 최대한도 5억원, 최저 금리 연 1.64%를 당시 적용했다.

이후 케이뱅크 아담대 얼리버드 신청자가 일주일 만에 2만6458명에 달했고 경쟁률은 26대 1을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30대 후반~40대 초반 신청자가 약 55%를 차지했으며 50대 이상 신청자도 13%였다고 발표했다. 

케이뱅크는 아담대가 흥행에 성공하자 2차 얼리버드 이벤트를 실시 중이다. 오는 13일까지 2000명을 모집키로 했다. 

지난 7일 기준 케이뱅크의 아담대에 대출 정보, 본인 소득정보 등을 입력해 금리가 확정된 고객의 평균 금리는 연 2.20%, 대환 평균 실행 금액은 약 1억6000만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에서 1~2등급 고객이 받은 대출 평균 금리는 일반신용대출 2.29%, 주택담보대출(분할상환 방식) 2.52%로 조사됐다. 

그러나 일각에선 대환 전 미리 확인해야 할 사항도 있다고 조언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중도상환수수료와 대출 한도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여러 사항을 고려하지 않고 대환할 경우 오히려 금리가 오를 수 있고 대출 한도도 이전보다 더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에 은행은 3년 이내에 상환할 경우 대출금액의 1~1.5%를 중도상환수수료로 부과한다. 실제 이자 절역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정부가 지난 6월 ‘6·17 부동산대책’을 내놓으면서 조정대상지역이 69곳으로 늘어남에 따라 대출 한도도 줄어들었다. 조정대상지역은 9억원 이하 주택 50%, 9억원 초과 주택 30%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적용된다. 

한편 한국은행은 지난 9일 ‘2020년 8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통해 지난달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11조7000억원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주택 매매·전세 관련 자금수요 등으로 지난달 6조1000억원 늘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8일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신용융자시장과 증시 주변자금 추이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가고, 최근 신용대출 증가가 은행권의 대출실적 경쟁에 기인했는지 살펴보겠다”고 했다.

그는 최근 신용대출 급증 배경과 관련 “용도를 정확히 파악하긴 어렵지만, 생계자금, 사업자금 수요 증가와 주식·부동산 등 자산으로의 자금 유입, 인터넷은행들의 적극적인 영업확대 노력 등이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신용융자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연합뉴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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