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2020시즌 KBO리그는 ‘역대급’ 꼴찌 전쟁이 한창이다. 순위표 최하위를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한화 이글스와 SK 와이번스는 각각 KBO 역대 최다 연패와 구단 최다 연패 위기에 직면했다. 승률 역시 처참하다. 9일 오전 기준 9위 SK는 승률 0.314, 최하위 한화는 승률 0.283을 마크 중이다. 8위 삼성 라이온즈가 승률 0.465를 기록 중인 것을 고려할 때 하위권 두 팀의 경쟁력이 다른 8개 팀과 비교할 때 지표상 현저히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비단 SK와 한화만 두고 이야기하는 건 아니다. KBO리그 전체적으로 하향 평준화됐다는 볼멘 목소리가 여저저기서 터져 나온다. 경기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 144게임 체제, 예정된 경기력 저하
 
올 시즌 KBO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시즌 개막이 한 달여 늦춰졌다. 그럼에도 KBO는 고심 끝에 팀당 경기 수를 애초에 계획한 144게임 모두 소화로 결정했다. 구단 감독들은 난색을 보였다. 빡빡한 스케줄 탓에 경기력 저하와 부상 등 위험이 크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지난 시즌 우승팀 두산 베어스의 김태형 감독은 시즌 개막 전 공개적으로 "감독 입장에선 걱정이 된다"고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KT 위즈의 이강철 감독 또한 "야구팬께서 경기 질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면서 "현실적으로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솔직한 견해를 밝혔다. 여기에 수도권 5개 팀 감독도 모두 같은 목소리를 냈다.
 
실제로 경기 질이 낮아졌다. 예전보다 휴식일이 줄었고, 월요일 경기와 더블헤더 편성 등 타이트한 일정이 겹치면서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커져 곳곳에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 달 이상 이어졌던 지난달 장마와 최근 태풍 여파로 향후 경기 일정이 더 빡빡해졌다. 98경기를 소화한 선두 NC 다이노스와 7위 롯데 자이언츠는 11월 2일 시즌 종료까지 남은 55일간 46경기를 치러야 한다. 다른 팀도 사정은 비슷하다. 가장 많은 106경기를 치른 키움 히어로즈 역시 남은 55일간 38경기를 끝내야 한다. 
 
 

프로야구 엔트리 확대가 애초 기대보다 못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연합뉴스

◆ 미미한 엔트리 확대 효과
 
KBO는 이런 문제를 염려해 올 시즌에 한해 확대 엔트리를 조기 시행했다. KBO는 "팀당 26경기에 적용되던 확대엔트리가 54경기로 두 배 이상 늘어나 선수단 운용의 폭을 넓혔다"고 긍정 평가했다. 54경기는 전체 144경기 중 37.5%에 해당한다.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일각에선 엔트리 확대가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다고 지적한다. 육성시스템이 망가진다는 게 이유다. 야구계 한 관계자는 "어린 유망주들이 육성군에서 기초를 다지고 실전 경기에 출전하며 경험을 쌓아야 한다. 의미 없이 1군 선수단을 따라다니면서 벤치를 지키는 건 성장을 저해하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엔트리 확대가 구단의 비용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고개를 들었다. 또 다른 야구계 인사는 "1군 엔트리에 등록한 선수는 연봉도 1군 기준으로 지급한다"며 "코로나19로 운영비 지출을 줄여야 할 시기에 인건비 지출이 늘어난다. 연봉 외에도 식사비, 숙박비 등 각종 부대 비용도 증가한다. 결국 구단의 손해가 만만찮다"고 강조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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