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한. /KPGA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제36회 신한동해오픈(14억 원)은 올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에서 열리는 대회들 가운데 제네시스 챔피언십(15억 원) 다음으로 총상금 규모가 높다. 총상금이 높은 만큼 우승 상금 역시 투어 최고 수준에 가깝다.

전통의 대회들인 제63회 KPGA 선수권대회와 제39회 GS칼텍스 매경오픈이 각각 1억8000만 원, 1억6000만 원의 우승 상금을 내건 반면 신한동해오픈은 무려 2억5200만 원의 우승 상금을 책정해놨다. 올 시즌 제네시스 상금 1위 김성현(22)의 누적 상금이 1억9891만6231원인 걸 고려하면 놀라운 수준의 우승 상금이다. 이전에 열린 6개 대회 모두 컷탈락하고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해 상금 1위에 오르는 게 가능하다는 얘기다.

◆상금 규모, 코리안 투어 최고 수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국내 남녀골프 대회들이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는 가운데 신한동해오픈은 오히려 상금을 증액했다. 지난해(총상금 12억 원ㆍ우승 상금 2억1600만 원)보다 총상금은 2억 원, 우승 상금은 3600만 원이 많아졌다.

10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 미국ㆍ오스트랄아시아 코스(파71)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현장에서 타이틀 스폰서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를 만나 배경을 들어봤다. 이 관계자는 “일부 대회는 컷탈락한 선수들에게 100만 원을 지급하던데 그런 방식보단 차라리 대회 총상금을 올리는 게 나을 것 같다는 판단을 했다”고 운을 뗐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신한동해오픈이 총상금으론 제네시스 챔피언십 다음이다. 금융 회사가 국내 최고 상금 대회를 개최하기엔 부담이 따르는데 다른 대회들의 총상금이 너무 오르고 있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신한동해오픈이 한 발 더 나아가야겠다는 판단을 했다. (올해는 아니지만) 지난해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등과 공동 주관으로 열었는데 현지 투어 28개 대회 총상금 규모 평균이 1억4000만엔(약 15억7000만 원) 정도가 되더라. 비슷하게 돼야 국제적 대회의 수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사실 대회 상금은 전년도에 이미 편성이 된다. 때문에 신한동해오픈의 상금 규모도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올해 편성된 게 아니다. 그러나 다른 대회들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회 개최에 난색을 표할 때 신한금융그룹 측은 오히려 강력한 대회 개최 의지를 나타냈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취소된 대회들이 많은데 저희는 무관중으로 방역을 철저히 해서 어떻게든 대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경영진의 지시가 있었다. 정부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대회 개최 불가 지침이 떨어지기 전까진 대회를 열 계획이었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이 대회는 초대 때 재일 동포 골프동호인분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신한금융그룹이 대회 타이틀 스폰서로 나선 건 1989년부터다. 창설자분들의 골프 발전을 위해 대회를 만든 만큼 그 사명을 이어가고 싶다”며 “올해 남자 골프대회도 많이 없어진 상태라 꼭 개최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제36회 신한동해오픈 포토콜에서 박상현(왼쪽부터), 김경태, 김한별, 이태희, 노승열, 장이근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제공

◆‘30세 신인’ 전재한, 선두권

코로나19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내년까지도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신한동해오픈은 내년에도 정부의 개최 불가 방침이 내려오지 않는 한 방역을 철저히 하면서 대회 개최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대회 첫날 라운드에선 ‘서른 살 신인’ 전재한이 버디만 8개를 잡아 8언더파 63타로 선두권에 올랐다. 노승열(29)도 7언더파 64타로 선두 경쟁을 벌였다.

전재한은 주니어와 아마추어 시절 40여개 이상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2012년 프로로 전향한 후에는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그는 일본투어와 국내 2부 투어 스릭슨 투어 등을 거친 후 지난해 퀄리파잉 토너먼트에 응시해 공동 3위의 성적으로 올해 코리안 투어에 데뷔했다.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전재한은 투어 늦깎이 신인이 된 것과 관련해 “프로 전향 초기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땐 짜증도 났다. 하지만 그동안의 경험이 언젠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향후 7~10년 정도는 더 골프 선수로 활동할 수 있는 만큼 지금부터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 편이다. 언제나 큰 가능성을 갖고 있는 선수라 스스로 믿는다”고 말했다.

“신한동해오픈은 첫 출전이다. 티샷과 퍼트가 안정적인 만큼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 아이언 샷의 거리 조절도 잘 됐다”고 돌아본 그는 “오늘 나온 실수를 2라운드에선 하지 않겠다. 물론 54개홀이나 남았기 때문에 우승에 대한 생각은 없다. 매 라운드, 매 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인천=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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