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5540세대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 전세 매물 '0'건
새 임대차법·3기 사전청약 대기 수요에 매물 품귀 심화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새 임대차 시행으로 10~11월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수천가구가 넘는 대규모 아파트에서도 전세 매물이 '0'인 곳이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 첫 계약에서 보증금을 올려받으려는 집주인이 늘면서 전셋값도 고공행진 중이다. 전문가들은 다음달부터 전세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세 매물이 없는 아파트들이 속출하고 있다. 5540세대에 이르는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은 거래 가능한 전세 매물이 하나도 없다. 전세거래는 지난 8일을 끝으로 없다.

방이동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말로 전세 매물이 없다"며 "이제 슬슬 이사 시즌이다 보니 매물 찾는 연락은 오는데 연결 시켜줄 집이 없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전세가 자취를 감춘 것은 비단 이 단지만의 얘기는 아니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2단지는 전세 뿐만 아니라 월세 매물 역시 없다.

매달 수십여건의 임대 거래 건수를 기록하던 은마 아파트 역시 전세와 월세 매물이 각각 3건 밖에 없다. 그나마 있는 매물도 올 초 대비 2억원 가까이 오른 6억8000만원 대에 나온 상태다.

2199세대의 우장산힐스테이트는 보증금 5000만에 월세 150만원을 받으려는 전용면적 59㎡ 매물 한 건뿐이다.

이밖에 신도림 동아2차(655가구), 신도림 동아3차(813가구), 신도림4차 e편한세상 아파트(853가구) 등도 전세 매물이 전무하다.

이런 가운데 전셋값 오름세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7일 조사 기준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16%로, 지난주와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작년 8월 둘째주 이후 57주 연속 상승이다. 서울 전셋값도 0.09% 올라 63주째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전셋값 상승과 품귀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새 임대차법(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시행으로 처음 계약 당시 보증금을 높여 받는데다, 기존 임차인이 재계약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가을 이사철인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전세난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셋값 상승과 품귀 현상 외에도 사전청약 대기 수요로 인해 전세를 찾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현재 서울의 전세 시장은 수급 불균형 상태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이번 주(7일 기준) 서울의 전세수급 동향지수는 189.7로(지난주 189.8) 공급부족이 심각하다.

전세수급 동향지수는 0∼200의 범위 내에서 집계되며, 100을 초과하면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임대차 법으로 인해 공급은 없으니 다음달 전세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거기다 사전청약 대기수요로 수도권에서 전세 매물 찾기는 더욱 힘들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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