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WHO "낙담해선 안돼"…임상시험 재개 가능성 여전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연합뉴스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SK그룹 바이오관계사의 주가가 최근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투자자들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시기를 보냈다. 업계에서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중단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한다.

SK그룹 내 바이오 관련주인 SK케미칼은 11일 전일보다 3500원(1.01%) 하락한 34만9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케미컬은 9일 장중 한때 18% 이상 급락했다가 막판에 소폭 회복해 전일 대비 5만2500원(14.2%) 하락한 31만8000원에 장을 마쳤고, 10일에는 전거래일 대비 2만8000원(8.81%) 상승한 34만6000원에 마감했다.

또한 SK케미칼 지분 33.47%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 SK디스커버리 주가 역시 8일 7만3100원에서 9일 6만9700원까지 하락했다가 10일 7만1100원, 11일 7만2100원으로 회복했다.

SK케미칼 판교사옥. /SK케미칼 제공

◆ SK그룹 바이오관계사, 주가 롤러코스터 왜?

SK그룹 바이오관계사 주가가 요동친 까닭은 'SK바이오사이언스' 때문이다. 이 회사는 SK케미칼의 비상장 자회사로 지난 7월21일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CMO 계약 당일 종가 기준 17만8500원이었던 SK케미칼 주가는 다음 날인 7월22일 5만3500원(29.97%)원 급등한 23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리고 1개월 후 주가는 두 배(121.57%, 21만7000원)가 넘는 39만55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코로나19 백신 'AZD1222' 글로벌 임상 3상 중 참가자 1명에게서 심각한 질환이 발견돼 지난 8일(현지시간) 임상 중단을 결정했다. 

이로 인해 SK케미칼과 SK디스커버리의 주가는 급락했는데, 다음 날 임상시험이 곧 재개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이어지면서 두 회사의 주가는 소폭 회복했다.

업계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임상 중단으로 CMO 계약 자체가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됐다"며 "이 영향으로 SK그룹 바이오관계사 주가가 하락했는데, 임상이 재개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회복하는 모양새 "라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교 연구진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AZD1222'. /연합뉴스

◆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개발 여부, 더 지켜봐야

전문가들은 AZD1222 임상 중단과 관련해 아직 실망할 단계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세계보건기구(WHO) 수석과학자인 숨야 스와미나탄 박사는 1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임상시험은 기복이 있다. 우리는 낙담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런 일들은 일어난다"고 강조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측도 임상시험이 재개된다면 연말까지 코로나19 백신 효능을 입증할 것이라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미디어 컨퍼런스 행사에서 이같이 말하며 "다른 백신에서도 임상시험이 중단되는 일은 흔히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소리오 CEO는 "독립위원회가 (임상 참가자에게서 발생한) 질환이 우연인지, 아니면 부작용인지 확인하고 임상 재개 가능 여부를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스트라제네카는 공정한 백신 배분을 위해 전 세계 국가들에게 동시에 공급할 것"이라며 "30억회 분량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거의 갖춘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부작용은 횡단척수염으로 알려졌으나, 확정되진 않았기 때문에 좀더 지켜봐야할 필요가 있다"며 "백신 임상에서 중단은 흔히 있는 일로 치명적인 부작용이 아니라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또 "브라질에서 5000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3상에서는 아직까지 부작용 보고가 없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출시 시점은 기존보다 다소 늦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이 연구원은 "현재 세계적인 백신 생산시설 부족으로 인해 아스트라제네카 외에도 내년에 추가 수주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 가동에 대한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 AZD1222는 WHO가 발표한 코로나19 백신 중 세계에서 가장 먼저 임상 3상에 진입해 관심을 모았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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