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어느 순간 SNS는 연예인에게 중요한 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불특정 다수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인 만큼 팬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에 댓글 기능이 없어지면서 연예인과 팬 사이 SNS는 더욱 중요한 소통의 창구가 됐다. 하지만 그만큼 부작용도 크다. 가볍게 남긴 말 한마디가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악플 세례를 받기도 한다.

■ 챌린지→투표 독려, 선한 영향력 행사하는 SNS

대부분 연예인은 SNS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고 선한 영향력을 펼친다. 공익성을 띤 캠페인 챌린지에 참여하며 대중들의 참여를 유도하는가 하면 잘 알려지지 않은 안타까운 사연을 공개하며 공감을 끌어내기도 한다.

국내에서 SNS를 통한 챌린지는 지난 2014년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시작이었다. 이 챌린지는 루게릭병 환자에 대한 관심과 기부금을 위해 미국에서 시작된 것으로 다음에 참여할 3명의 사람을 지목한 후 24시간 안에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일정 금액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방법으로 온몸이 경직되는 경험을 하며 환자들의 아픔을 느껴보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당시만 해도 챌린지라는 문화 자체가 낯설었지만 유명 연예인들의 SNS에서 계속 이어지고 회자되면서 대중들의 관심과 참여도는 높아졌다.

이후 연예인 SNS에는 자연스럽게 사회적 이슈를 언급하거나 각종 챌린지에 앞서는 일이 잦아졌다. 최근에는 연예인들의 SNS에서 여성들의 성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해 국민들을 분노케 한 'N번방 사건'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는 일이 이어졌다. 여자 연예인들 뿐 아니라 남자 연예인들도 'N번방' 용의자들의 신상공개를 촉구하며 청원을 독려했다. 결국 해당 청원은 역대 최다 인원의 동의를 받은 청원으로 기록됐다.

이 외에도 국회의원 선거 투표 독려, 유기견 입양 장려, 집콕 챌린지 등이 이어지며 선한 영향력 또한 SNS를 타고 대중에게 전해졌다.

■ 악플의 창으로 전락한 SNS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크다. 여러 방면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연예인들인 만큼 이들의 한 마디, 사진 하나가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논란은 악플러의 공격 대상이 된다. 논란은 연예인 스스로가 만들어 낸 경우일 때도 있지만 여론 형성으로 인한 일종의 마녀사냥일 때도 있다.

10일 MBC '다큐플러스-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에서는 설리의 모친, 함께 연습생 시절과 연예계 생활을 보낸 소녀시대 티파니 등이 출연해 고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 방송에서 故설리의 모친은 전 연인이었던 최자를 언급하며 "갑자기 13살이나 나이 많은 남자친구가 나타났다는 것은 노는 문화, 술 문화, 대화의 패턴 모든 것이 달라지는 것"이라며 두 사람의 연애를 반대했음을 밝혔다.

이어 "거기서부터 중간 과정 없이 자신이 만난 남자친구를 허락 안 하니까 화가 많이 났다. 열애설 나기 전까지는 온 가족이 다 행복했다"고 덧붙이며 두 사람의 연애로 인해 관계가 틀어지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방송이 전파를 탄 후 고인을 추모하는 분위기보다는 모든 원인이 최자 때문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최자의 SNS에는 악플 세례가 이어졌다. 故설리가 각종 악플과 성희롱에 시달리며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또한 이효리는 팬들과의 소통을 위해 개설한 SNS 계정을 삭제했다. 지금까지 이효리는 SNS를 통해 남편 이상순과의 제주도 일상, 유기견 입양 독려, 청각 장애인이 만든 구두 홍보 등을 올리며 팬들과 소통했지만 지난달 29일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에서 새로운 프로젝트 그룹 환불원정대 부캐릭터 이름을 짓는 과정에서 "마오"를 언급했다가 일부 중국 네티즌들의 악플 세례를 받았기 때문이다. 계정을 삭제하기 전 이효리는 비단 악플 세례 때문에 계정을 삭제하는 건 아니라고 밝혔지만 '놀면 뭐하니?' 제작진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중국 네티즌들의 악플 테러는 계속됐고 이후 이효리의 SNS는 이를 옹호하는 한국 네티즌들과 성난 중국 네티즌들의 설전이 이어지는 곳이 됐다.

결국 연예인의 SNS는 일상을 공유하며 팬들과 소통하는 소소한 공간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악플러의 천국이 되기도 한다. 악플 근절을 위해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는 댓글 기능을 없앴지만 악플은 근절되지 않고 연예인들의 SNS로 자리를 옮겼을 뿐 계속 이어지고 있다.

포털사이트의 악플은 기사를 찾아보지 않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SNS에 남겨지는 악플이나 DM(다이렉트 메시지)은 연예인에게 직접 전달되는 메시지다. 이에 대해 한 걸그룹 멤버는 "개인 SNS에 쪽지를 보내거나 댓글 남기는 건 '너 이거 빨리 봐' 하고 써서 보여주는 거나 마찬가지다. 이 심리가 너무 무섭다. 눈앞에 써서 보여주니까 내가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는 그런 악플에 영향을 별로 안 받았는데 점점 마음을 쓰게 됐다"고 악플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또한 한 연예 관계자는 "SNS가 팬들과 소통할 수 있고 홍보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소속사에서 운영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 논란이 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주시하고 있다"며 "소소하게 일상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만 쓰인다면 좋겠지만 요즘처럼 말 한마디가 논란이 될 수 있는 분위기에는 되도록 조심하라고 주의를 주기도 한다. 결국 연예인에게 SNS는 양날의 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MBC 방송 화면, 각 연예인 SNS

최지연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