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해보험이 캐롯손해보험의 지분 전량을 처분한다./한화손해보험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한화손해보험이 캐롯손해보험의 지분 68% 전량을 한화자산운용에 처분한다.

12일 한화손해보험 공시에 따르면 전날 이사회는 회사의 재무건전성 강화를 이유로 캐롯손해보험 주식 1032만주를 542억원에 장외에서 계열사인 한화자산운용에 넘기기로 의결했다. 거래일은 오는 14일이다. 현재 캐롯손해보험의 주주는 SK텔레콤(9.01%) 알토스벤처스(9.01%) 스틱인베스트먼트(9.01%) 현대자동차(4.63%) 등이다.

한화손해보험의 캐롯손해보험 지분 매각 배경에는 지급여력(RBC)비율 개선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RBC비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를 나타내는 지표로 보험사가 각종 리스크 등을 고려해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적정잉여금(지급여력기준금액)과 순자산에 해당하는 지급여력금액을 기초로 산출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7월1일 공개한 ‘3월말 기준 보험회사 RBC 비율 현황’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의 1분기 RBC비율은 235.5%로 12월 말 대비 54.5%포인트 상승했다. 1분기 생명·손해보험사의 평균 RBC비율은 267.2%로 금융감독원은 RBC비율을 150% 이상으로 유지할 것으로 권고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의 지난해 12월말 기준 RBC비율은 181.0%로 업계 평균 수준을 밑돌았다. 한화손해보험은 RBC비율 개선을 위해 2018년 7월에는 19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으며, 10월에는 3500억원의 후순위채도 이어서 발행한 바 있다.

한화손해보험은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8월 실시한 경영실태평가(RAAS·라스) 결과를 바탕으로 작년 12월 경영관리 대상으로 편입된 바 있다. 경영관리대상에 포함된 금융사는 금융감독원에 주기적으로 경영관리 상황을 보고해야 하고, 미흡한 부분의 개선조치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이행상황을 점검받아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금융감독 업무설명회에서 "보험회사들의 자본 확충 대책 마련을 유도하고 위험기준 경영실태평가를 개편하는 등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앞선 6월5일 한화손해보험의 회사채(후순위)와 보험금지급능력평가등급을 각각 A+(안정적), AA-(안정적) 수준으로 유지했다. 신용자본증권 역시 A(안정적)등급으로 평가됐다.

한화손해보험의 상반기 실적은 청신호다. 한화손해보험 공시를 살펴보면 지난 2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보다 808.2% 늘어난 362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504억원으로 1397.6% 늘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순이익이 70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97.9% 늘었다. 영업이익도 383.6%가 늘어난 960억원을 기록했다.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합한 합산비율은 상반기 107.9%로 전년 동기 109.3%에서 1.4%포인트 개선됐다.

캐롯손해보험은 혁신적인 디지털 경영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캐롯손해보험은 한화손해보험이 SK텔레콤·현대자동차·알토스벤처스 등과 합작해 지난해 5월 설립한 디지털 손해보험사다.

캐롯손해보험은 디지털 경영에 속도를 내기 위해 애자일 태스크포스(TF)팀을 상시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자일이란 계획과 개발, 출시와 같은 주기가 여러 번 반복되며 급변하는 내·외부적 환경에 맞게 요구사항이 추가되거나 변경하는 프로세스 운영 방식이다. 보다 빨리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고 고객의 반응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필요할 때만 스위치를 켜듯 보장을 활성화하는 온-디맨드(On-Demand) 보험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6월9일에는 '사용자 임의 선택성 기반의 보험 스위칭 시스템' 특허를 받았다.

'사용자 임의 선택성 기반의 보험 스위칭 시스템'은 사용자가 필요할 때마다 보험에 즉시 가입할 수 있는 신개념 스위치 보험 특허로 캐롯손해보험의 ▲스마트ON 펫산책 보험 ▲스마트ON 해외여행 보험 ▲스마트ON 레저상해보험 등 스마트ON 보험 시리즈에 적용되고 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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