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가 또다시 판정 논란에 불을 지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KBO리그에서 또다시 아쉬운 판정이 나왔다. 잊을 만하면 다시 고개를 드는 ‘오심 논란’이다. 우연하게도 올 시즌 초반 판정 논란의 도화선을 당긴 이용규(35·한화 이글스)가 이번에도 시비의 중심에 섰다.

◆ 이용규발 판정 시비

이용규발 판정 논란은 5월 5일 개막 이틀 후인 5월 7일 불거졌다. 이용규는 경기 후 '스트라이크 존이 일관되지 않다'고 공개 발언했고, 해당 심판조 전원이 2군으로 강등됐다. 이어 5월 14일 두산 베어스-롯데 자이언츠 경기 중 심판이 두산 타자가 친 공의 바운드 여부를 롯데 포수에게 물어보는 장면이 중계방송사 마이크를 타고 안방으로 전달돼 2군으로 강등됐다. 또한 지난달 22일 KIA 타이거즈-키움히어로즈 경기에서는 KIA 중견수 김호령이 타구를 잡았으나 최수원 심판이 2루타로 판정해 구설에 올랐다.
 
심판 판정에 대한 공정성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또다시 이용규가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용규는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홈 경기에서 3-4로 뒤진 9회말 1사 1루 기회에서 SK 서진용과 상대했다. 안타 한 개면 동점까지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이용규는 1볼에서 떨어지는 변화구에 스윙하려다 배트를 멈췄다. 오훈규 주심은 곧바로 배트가 돌았다고 판정했고, 이용규는 거세게 항의했다.
 
이용규는 "물어봐야죠"라며 3루심을 가리켰다. 통상 스윙 여부가 모호할 때 1루나 3루심에게 주심이 스윙 여부를 물어본다. 하지만 의무사항은 아니다. 오훈규 주심은 3루심에 묻지 않은 채 원심을 유지했다. 중계방송 확인 결과 이용규의 배트는 돌아가지 않았다. 비슷한 장면은 또 있었다. 앞선 6회말 1사 1, 2루에서도 노시환의 스윙을 주심은 1루심에게 묻지 않고 헛스윙으로 선언했다. 느린 화면으로 보면 스윙이 아니었다.
 
공교롭게도 오훈규 심판위원은 5월 7일 이용규가 공개적으로 심판 판정에 불만을 토로했을 당시 심판조에 포함돼 있었다. 또 5월 14일 롯데 포수 정보근에게 바운드가 됐느냐고 물어본 뒤 판정을 내린 심판도 그다.

로봇 심판의 콜을 전달 받아 판정을 내리고 있는 심판 모습. /연합뉴스

◆ 로봇심판 해답될까

KBO는 오심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동안 각종 제도를 고안했다. 하지만 판정 논란이 커지면서 제도를 보완하는 것만으로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결국 기술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시작은 2014년 후반기부터 실시한 '심판 합의 판정'이다. 심판 합의 판정은 벤치의 의견을 경기 진행에 반영하려는 시도다. 감독이 요청할 경우 심판들이 TV 중계 화면을 보면서 문제 장면을 다시 판정했다. 이 제도는 2017년 비디오판독 제도로 발전했다. 2015년 1월에는 사상 첫 비시즌 심판교육이 실시됐다. KBO 심판들은 메이저리그 심판학교 연수 기회도 가졌다.
 
2018년부터는 'KBO 심판 통합 관리시스템'이 도입됐다. 심판에 대한 고과평가를 기준으로 1군 심판이 2년 연속 하위그룹에 포함되면 2군으로 강등된다. 이 심판이 2년 안에 1군으로 승격하지 못하면 퇴출된다. 관리시스템은 지난해 더 강화됐다. 심판이 품위손상 행위를 하거나 빈번한 오심으로 제재를 받을 경우 2군 강등과 함께 연봉도 감액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심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심판도 사람인지라 100% 정확한 판정을 내리는 건 불가능하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로봇심판이 선택됐다. 로봇심판은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지난달 4일 이천 LG 챔피언스파크(LG 트윈스-한화 2군 경기)에서 첫 선을 보인 뒤 주심의 판정을 돕는다.
 
KBO가 도입한 로봇심판은 총 3대의 카메라가 사전 측정된 마운드, 홈플레이트, 베이스 등 고정 그라운드 위치 정보를 토대로 경기에서 모든 투구를 실시간 추적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타자별로 설정된 스트라이크 존 통과 때 투구의 위치를 측정해 자동으로 볼·스트라이크를 판단한다. 판독 결과는 로봇 심판 전용 앱에서 음성으로 변환돼 심판의 귀에 꽂힌 이어폰으로 전달된다.
 
하지만 로봇 심판 홀로 경기를 주관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KBO는 “심판 재량 추가 비디오판독 부활, 비디오판독 대상 확대 등 현장의 목소리를 더 반영하고 제고 및 시스템을 보완해 판정의 공정성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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