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문재인 대통령 소셜미디어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질병관리본부가 독립된 차관급 중앙행정기관인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됐다. 초대 청장은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으로 임명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를 찾아가 정 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질병관리청 승격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세계에서 모범으로 인정받은 K-방역의 영웅, 정은경 본부장이 승격되는 질병관리청의 초대 청장으로 임명된 것에 대해서도 축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가 국립보건원에서 확대 개편된 이후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된 것은 16년 만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전염병을 연구하고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으로 2003년 사스(SARS) 사태 당시  감염병 관리를 목적으로 설립됐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산하 소속이라는 이유로 신속한 방역 조치를 위한 예산 확보, 규제 설정 등에 고충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청의 조직 규모는 1청장, 1차장, 8국, 관 16과, 총 1476명 규모로 기존 인력 대비 1000명 이상 확대됐다. 또한 감염병예방법 등 6개 법률을 소관하고 집행 권한을 보유하게 된다.

기존에는 지방 6개 시·도에서만 전담조직을 운영했지만 '청'으로 승격 후 수도권·충남권·호남권·경북권·경남권에 5개 질병대응센터와 제주출장소를 신설하고 전체 시·도에도 전담조직을 설치한다. 백신 및 치료제 실용화를 위한 국립감염병연구소도 신설된다.

청와대 외부에서 고위 정무직의 임명장 수여식을 갖는 것은 첫 사례다. 문 대통령은 "의전상으로는 청와대에서 격식을 갖추어서 임명장 수여식을 하는 것이 더 영예로울지 모르지만 지금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질본의 상황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질본이 감염병 관리에 있어서 더 큰 역량을 가지고 더 총괄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기를 바라는 국민의 큰 기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며 "자부심에 걸맞은 책임감도 가지면서 국민들 기대에 부응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와 언제까지 함께해야 될지 모르겠다"며 "하루빨리 우리 국민들이 정상적인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 청장은 이날 "코로나와 동거하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에 우리는 단체 줄넘기를 하고 있다"며 "한마음이 되어 이 고비를 넘기지 않으면 코로나는 계속 우리 발끝에 머물 수밖에는 없다"고 생활 속 방역을 강조했다.

이는 단체줄넘기를 하는 것처럼,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서로 일정한 거리를 둔 상태로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이어 "유행이 장기화된 상황에서 모든 국민이 지쳐 계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나와 공동체가 함께 하면 결국 극복해낼 수 있다는 믿음과 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다시 한번 가져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질병관리청의 첫 번째 미션은 코로나를 극복하는 데 전력을 하는 게 가장 첫 번째 미션"이라며 "현재 접촉자 조사나 감염경로 조사 등을 위한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교육하는 업무들, 위기대응분석관이라는 조직이 만들어지게 돼서 이런 역학적인 대응을 강화하는 업무들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을 축하했다./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2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을 비롯한 K-방역의 영웅들께 축하와 감사를 드린다"며 "모두가 단체 줄넘기를 하듯, 함께 조심하며 최선을 다해야 코로나 전쟁에서 이기고 일상의 평화도 되찾을 수 있다"말했다.

한편 12일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136명이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 3일 195명으로 100명대에 들어선 이후 열흘째 100명대를 유지했다. 감염경로로는 지역발생이 118명, 해외유입이 18명이다.

특히 수도권 지역의 신규 확진자는 총 86명으로 서울 50명, 경기 28명, 인천 8명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신규 확진자의 경우 지난달 말쯤 200명대였다가 이후 점차 줄어 100명을 기준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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