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최채흥이 완봉승을 올린 뒤 환호하고 있다.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사자 군단은 아직 가을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토종 에이스 최채흥(25)이 ‘인생투’를 펼치며 삼성 라이온즈의 희망을 이어줬다.

삼성은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서 투타 조화를 앞세워 11-0 대승을 올렸다.

12일 경기서도 5-1 완승한 삼성은 연이틀 갈 길 바쁜 LG에 승리하며 신바람을 냈다. 아울러 올 시즌 LG와 맞대결에서 8승 6패로 앞서며 2016시즌(9승 7패) 이후 4년 만에 LG전 승률 5할을 확보했다.

최채흥이 데뷔 후 최고 투구를 펼치며 삼성에 큰 희망을 안겼다. 그는 이날 선발로 나서 9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생애 첫 완봉승을 달성했다. 최채흥은 올 시즌 KBO리그에서 네 번째로 완봉승을 올렸다. 토종 투수로는 LG 정찬헌(30)에 이어 두 번째다.

1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최채흥은 2회 2사후 이천웅(32)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유강남(28)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3회에도 2사 후 홍창기(27)에게 안타를 내줬으나 오지환(30)을 유격수 땅볼로 잡았다. 4회 역시 안타를 1개 내줬으나 실점하지 않은 최채흥은 5회와 6회를 연달아 삼자범퇴로 정리하며 기세를 올렸다. 

7회엔 1사 후 이형종에게 좌월 2루타를 맞아 첫 득점권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천웅과 박재욱을 모두 내야 땅볼로 요리하고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최채흥은 삼진 2개를 곁들여 무실점 했다. 9회에도 마운드를 지킨 그는 세 타자를 깔끔하게 범타 처리 하며 완봉승을 완성했다. 최채흥은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올린 순간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환호했다. 동료들은 프로 데뷔 첫 완봉 기념구를 챙겨주며 축하를 건넸다. 

허삼영(48) 삼성 감독은 “선발 최채흥이 최고의 투구를 해줬다. 팀을 위해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했는데 완봉승으로 이어져서 선수 본인에게도 좋은 선물이 된 것 같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양대를 졸업하고 2018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그는 지난해 후반기부터 선발 경험을 쌓았다. 올 시즌엔 선발 투수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시즌 초반 다승 선두를 달리는 등 삼성 선발진의 기둥 노릇을 하며 새로운 토종에이스로 떠올랐다. 최채흥은 이날까지 101이닝을 던져 삼성 토종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최채흥은 지난 7월 17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7경기, 약 2달 만에 선발승을 올렸다. 8월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7.63으로 주춤한 그는 9월 들어 3경기서 평균자책점 1.58로 반등했다. 남은 시즌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생애 첫 10승 달성은 시간문제다. 최채흥이 10승을 올리면 삼성 소속으로 시즌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한 11번째 왼손 투수가 된다. 삼성이 배출한 마지막 왼손 10승 투수는 2016시즌 차우찬(12승 6패)이다.

경기 뒤 만난 최채흥은 “프로에서 완봉을 꼭 해보고 싶었는데 목표를 이뤄서 기쁘다. 8회 2아웃을 잡았을 때 완봉 욕심이 났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더 좋아지는 느낌이었다”면서 “오늘 아침에 눈도 잘 떠지고 유난히 컨디션이 좋았다. 지난 7월 이후 가장 컨디션이 좋아서 자신 있게 던졌다”고 밝혔다.

이어 “고질적인 허리 부상 때문에 그동안 컨디션이 안 좋았는데 최근 날씨가 시원해지면서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다. 올해 처음 풀타임 선발을 돌면서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다음 목표는 선발 10승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최정(왼쪽)-최항. /OSEN

한편, 인천에선 SK 와이번스가 롯데 자이언츠에 3-1 역전승하며 4연승을 달렸다. SK 최정(33)-최항(26) 형제는 나란히 홈런포를 터뜨리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최정은 0-1로 뒤진 4회말 역전 2점 홈런을 터뜨렸고, 최항은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점수 차를 벌리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한 경기 형제 동반 홈런은 KBO리그 역대 3번째다. 동일 팀 소속으로는 이번이 2번째로 34년 만에 나온 진기록이다. 청보 핀토스 소속의 양승관-양후승 형제가 1986년 7월 31일 인천 롯데전에서 역대 최초 동일 팀 형제 동반 홈런 기록을 세웠다.

KIA는 창원에서 선두 NC 다이노스에 4-3 역전승을 거뒀다. 6위 KIA는 선두 NC와 2연전을 싹쓸이하며 5위 KT 위즈를 맹추격 했다. 최원준은 4회 2사 1,2루서 결승타를 때리는 등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선발 애런 브룩스(30)는 6.1이닝 3사사구 6피안타 4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호투하며 시즌 10승을 올렸다.

수원에선 KT 위즈가 한화 이글스에 5-4로 역전승했다. 8회까지 2-4로 뒤지며 패색이 짙던 KT는 9회 한화 마무리 정우람을 무너뜨리고 역전승을 낚았다. 1사 2,3루에서 조용호(31)의 내야안타와 황재균(33)의 희생플라이로 균형을 맞춘 뒤 멜 로하스 주니어(30)의 끝내기 2루타로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잠실=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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