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14일 뉴욕 메츠를 상대로 시즌 4승 사냥에 성공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시즌 4승(1패)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14일(이하 한국 시각) 뉴욕 버팔로에 있는 살렌필드에서 펼쳐진 올 시즌 메이저리그 타율 1위 팀 뉴욕 메츠와 홈 경기에서 6이닝 동안 92구를 뿌리며 8피안타 1실점 7탈삼진으로 호투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을 3.00으로 낮추며 시즌 4승째를 거뒀다. 류현진의 호투 속에 토론토는 2회 공격에서 두 점을 뽑아낸 뒤 6회 메츠 불펜의 제구력 난조를 틈 타 다득점에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경기는 토론토의 7-3 승리로 끝났다. 이로써 류현진은 메츠전 통산 성적 9경기 5승 1패 평균자책점 1.23을 마크했다. 특히 메츠를 상대로 6경기 이상 선발 등판한 역대 210명의 메이저리그 투수 중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며 ‘메츠 킬러’의 위용을 과시했다.

류현진이 강한 바람이 부는 살렌필드에서의 생존전략으로 포심을 선택했다. /연합뉴스

메츠를 제물로 삼은 류현진의 이날 승리는 단순히 시즌 4승이자 홈 경기 첫 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류현진은 메츠를 상대로 살렌필드에서 살아남는 법을 터득했다. 살렌필드는 유독 바람이 강하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마운드에 선 류현진의 유니폼이 심하게 흔들릴 정도로 강한 바람이 그라운드에 불었다. 류현진은 주무기인 체인지업 카드로 경기를 풀어나가려 했다. 하지만 경기 초반 통하지 않았다. 1회 실점하며 메츠 상대 15.2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이 깨졌다. 선두타자 제프 맥네일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안타로 연결됐다. 이어 J.D. 데이비스에게도 체인지업을 던져 안타성 타구를 내줬다. 좌익수 루어데스 구리엘의 눈부신 수비가 아니었다면 장타로 연결됐을 수 있다. 이어 마이클 콘포토를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3구삼진 처리했지만, 토드 프레이저와 도미닉 스미스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점을 내줬다.
 
올 시즌 8경기에서 1회 실점이 없었던 류현진은 백투백 홈런을 얻어 맞았던 8일 뉴욕 양키스전에 이어 또다시 1회 안타 3개를 맞고 2경기 연속 1회에 실점했다. 1회 투구 내용을 보면 콘포토를 삼진으로 잡아내기는 했지만 체인지업이 전체적으로 높게 형성되며 공략 당했다. 강한 바람과 홈런에 대한 부담때문인지 1회 포심은 단 5개만 던졌다. 2회부터 류현진은 투구 패턴에 변화를 줬다. 포심을 주무기로 바람을 정면돌파했다. 체인지업을 대신해 메츠 우타자의 몸쪽과 높은 코스를 찌르는 포심을 주로 사용해 경기를 풀어나갔다. 구속도 끌어 올렸다. 1회 88.9마일(시속 약 143km)을 시작으로 89.5마일(시속 약 144km), 90.5마일(시속 약 146km)의 포심이 스피드건에 찍혔다. 1회 백투백 홈런 후 양키스 우타자의 몸쪽과 높은 코스를 공략하지 못했던 지난 경기와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시즌 4승에 성공한 류현진이 포심의 구속 향상이라는 과제를 남겼다. /연합뉴스

류현진의 달라진 투구 패턴은 4회 이후에 더 빛났다. 3회까지 2개의 삼진을 기록 중이던 류현진은 4회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내준 후 마주한 7명의 타자 중 5명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결정구도 커터와 포심, 체인지업으로 다양했다. 결국 살렌필드의 강한 바람을 뚫고 포심이 살아나면서 다른 구종까지 시너지 효과를 냈다. 이날 첫 16명의 타자를 상대로 무려 8개의 안타를 내줬으나 후속 8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는 ‘반전 투구’를 펼쳤다. 포심이 살아나면서 잠들어 있던 '괴물 본능'이 깨어난 셈이다.
 
올 시즌 경기들을 돌아 보면, 포심은 괴물을 깨우는 열쇠다. 최근 5경기 포심의 구속을 보면 더 분명하다. 지난달 18일 단 1실점으로 틀어 막았던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경기에서 류현진의 포심 구속은 시속 145.4km로 구사 비율은 31.4%였다. 이어 같은 달 23일 있었던 탬파베이 레이스와 경기에서도 1실점 호투의 일등공신은 포심이었다. 류현진은 시속 144.4km의 포심을 31.9% 비율로 구사했다. 기록원의 어설픈 기록으로 2실점이 자책점이 될 뻔했던 볼티모어와 지난달 29일 경기에서도 류현진의 평균 포심 구속은 시속 144.7km였고, 1실점한 3일 마이애미전의 포심의 평균구속은 시속 144.4km였다. 두 경기에서 포심의 구사비율은 각각 26.5%와 26.3%였다. 반면 5실점한 양키스와 8일 경기에서 류현진의 포심 평균구속은 시속 142.8km, 구사 비율은 19.4%에 불과했다.
 
이날 메츠 타자들을 상대로 류현진은 92구 가운데 37개의 포심을 던졌다. 무려 40.2%를 포심으로 채웠다. 포심 평균 구속은 시속 89.1마일(143.4km)로 그리 빠르지 않았다. 하지만 최고 구속이 시속 91.5마일(147.4km)까지 나올 정도로 결정적인 순간에 힘이 있었다. 묵직하고 코너워크가 제대로 된 포심에 커터, 투심, 체인지업, 커브를 곁들이며 4승 사냥에 성공한 코리안 몬스터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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