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손보사, 짧은 환헤지 만기에 발목 잡히나?
중·소형 손보사, 짧은 환헤지 만기에 발목 잡히나?
  • 조성진 기자
  • 승인 2020.09.14 14:21
  • 수정 2020-09-14 14:57
  • 댓글 0

1분기 FX스왑레이트 하락, 손실액 215억원 추정
예공보험공사가 중·소형 손해보험사의 짧은 환헤지 만기를 지적했다./예금보험공사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저금리 장기화와 기존 가입자 이탈로 난항을 겪는 보험업계가 외화자산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중·소형 손해보험사의 짧은 환헤지 만기가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험사의 외화자산 자산운용 한도를 완화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이 지난 4월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 개정안은 보험사의 외화자산 운용 한도를 일반계정과 특별계정 모두 총자산의 50%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기존 일반계정 30%, 특별계정 20% 규제에서 대폭 완화된 것이다.

하지만 외화증권은 국내운용자산과 비교했을 때 투자정보가 부족하고 위험자산 비중이 높아 철저한 리스크 분석 및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와 미국의 국채금리 변동으로 '환헤지' 환경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환헤지(Foreign Exchange Hedge)란 투자·수출·수입 등 거래시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에 대비해 환율을 현재 시점의 환율에 미리 고정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한국은행이 6월 공개한 '2020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보험사의 해외 유가증권 투자규모는 2014년말 50조8000억원에서 올해 3월말 171조1000억원으로 236.6% 증가했다. 손해보험업계 중 33.5%는 지난해 말 FX스왑을 통해 환헤지를 했다. 평균 환헤지 만기는 FX스왑 0.80년, 통화스왑(CRS) 3.48년이다.

외환스왑(Foreign excange Swap)이라고 불리는 FX스왑은 환매조건부 성격의 매매라는 점에서 통화스왑(CRS)과 비슷한 성격이지만, 스왑기간 중 해당통화에 대한 이자를 교환하지 않고 만기시점에 양 통화간 금리차이를 반영한 환율로 원금을 재교환한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외화자산에 대해 환헤지를 할 경우 환율변동 등에 따라 전체 손익의 변동이 없어야 하지만, 국내 보험사는 헤지 대상자산의 만기보다 헤지상품의 만기를 짧게 하고 만기를 연장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만기를 연장하는 시점마다 변화하는 환율의 영향을 그대로 받는다는 것이다.

예금보험공사가 지난달 공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중 1년 만기 FX스왑레이트는 1.33%로 0.34%포인트 하락했다. 전체 보험업계의 지난해 말 환헤지 계약금액 중 올해 1분기 만기가 도래한 6조3346억원을 하락한 스왑 비율 0.34로 곱했을 때 약 215억3700만원의 대규모 손실을 겪은 것으로 추정된다.

예금보험공사는 '스왑레이트 변동 등으로 환헤지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중·소형사도 대형사와 같이 환헤지 수단을 통화스왑 위주로 전환해 리스크를 경감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월 외화증권을 투자하는 보험사의 차환 리스크를 경고했다./픽사베이

금융당국 역시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비은행권 거시건전성 관리강화방안'에서 '보험사가 외화증권 투자시 환헤지 만기가 짧아져 차환리스크에 노출 될 수 있다"며 '"화채권과 환헤지간 만기차가 과도할 경우 요구자본을 추가로 적립하는 등 외화자산 운용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소형 보험사가 성장하기 힘든 구조가 됐다"며 "각 보험사가 리스크 노출을 예상하고 있음에도, 장기 불황으로 어쩔 수 없이 환헤지 만기를 짧게 잡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손해보험업계가 운용중인 외화채권 투자 비중은 외화증권의 80% 수준인데, 외화채권은 원화채권과 비교했을 때 높은 위험선호 성향을 보이고 있다.

외화채권의 신용위험률은 지난해 말 기준 1.78%로 같은기간 원화채권 대비 0.77%포인트를 상회했다. 국공채 등 무위험자산 투자비중 역시 원화채권은 51조1000억원(50.6%) 규모인 반면, 외화채권은 6조2000억원(20.4%)으로 원화채권의 절반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또 중·소형 손해보험사의 중·후순위채 투자비중 5659억원에서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Collateralized Loan Obligation)은 4370억원으로, 전체의 78.0%를 차지하고 있다.

CLO는 신용도가 낮은 기업에 대한 은행의 대출채권을 묶어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의 일종이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자금 공급이 막힐 경우, 이를 보유한 보험사의 부도율이 상승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