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MBC, 부동산 예능 <돈벌래> 첫 방송… 용산 정비창·서부이촌동 등 방문
부동산·집 관련 프로그램 전성시대… 일부 시청자 불편함 토로
전문가 "잘못된 정보로 인한 피해는 결국 국민 몫… 신중히 접근해야"
지난 11일 첫 방송한 MBC '교양 있는 부동산 예능 - 돈벌래'. /MBC 제공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그야말로 부동산의 시대다. 최근 가장 뜨거운 화젯거리로 부상하면서 다소 거리가 멀어 보였던 방송계에서도 부동산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급기야 가격이 급속도로 오른 지역을 소개하는 등 투기를 조장하는 뉘앙스의 프로그램까지 등장하는 모양새다.

MBC는 지난 11일 ‘부동산 현장학습 로드쇼’를 표방한 2부작 파일럿 프로그램 <교양 있는 부동산 예능 – 돈벌래>를 선보였다. 공식 홈페이지 소개에 따르면 제작진은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혼란한 부동산 망망대해에서 우리를 구원해줄 신개념 부동산 예능”이라며 “호재와 악재, 입지 분석부터 아는 사람만 아는 돈 되는 지식까지 직접 봐야 알고 알아야 돈 번다”라고 설명했다.

첫 화에서 출연진은 지난달 4일 정부 공급대책 대상지로 발표됐던 용산 정비창 부지를 비롯해 인근 서부이촌동 일대와 부동산 등을 방문했다. 게스트로는 김경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와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출연해 용산 정비창 부지 활용 방향과 용산의 향후 발전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프로그램은 다음 화에서 방문할 지역으로 ‘호재 천국’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서울 영등포를 예고했다.

최근 전 분야 통틀어 부동산이 가장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면서 집에 관한 방송 프로그램도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방영 중인 MBC <구해줘! 홈즈>는 출연진이 직접 중개업자가 돼 의뢰인이 원하는 매물을 찾아준다. 또 지난 8월 첫 선을 보인 SBS <나의 판타집>은 유명 연예인들이 평소 자신이 꿈꿨던 스타일의 집에서 직접 살아보며 거주감을 체크하는 모습을 그린다.

지난해 3월부터 방영 중인 MBC '구해줘! 홈즈'. /MBC 제공

유행에 민감한 방송사 특성상 흐름을 따라가는 건 수순이다.

<돈벌래>처럼 특정 지역을 소개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토로하는 시청자도 적지 않다. 실제 <돈벌래> 공식 영상이 게재된 포털사이트 댓글란에서 이용자들은 “투기 조장 방송이냐”, “‘몇 억이 싸다’고 말할 때 지켜보는 서민들은 무슨 생각이 들겠느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집 관련 프로그램은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전망이다. SBS는 올해 가을께 드라마 <펜트하우스>를 방영한다. 제작진에 따르면 이 드라마는 상류층 펜트하우스에 진입하려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는다. 특히 부동산 가격을 결정 짓는 요소인 학군에 대한 설정이 들어가 ‘부동산 성공 신화’에 대한 대중들의 욕망을 건드릴 거라 예고했다.

이처럼 최근 예능이나 드라마 등의 분야에서 부동산이 소재로 다뤄지는 점에 대해 전문가들은 제작진이나 시청자 모두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자대학교 교수)은 “부동산이나 내집마련을 소재로 가져갈 경우 미래를 예측하는 비중이 큰데 (그 작업이) 결코 쉽지 않다”며 “이런 부분을 오락 위주로 가져가게 되면 시청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줘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국민 자산 중 20%가 금융자산이고 나머지 80%가 부동산”이라며 “80%를 잘못 운용하게 되면 전 재산을 날릴 수도 있다. 각종 정보와 본인 자본계획 등을 통해 자산을 운용해야 하는데 이를 오락성으로 소비하게 되면 결국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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