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내 자동차 업계, 보안 교육 지속 실시하고 보안 강화
‘ME:WEek 2019’에서 공개된 현대·기아차의 완성차 무인 이송을 위한 자율주행 키트 /현대기아차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최근 국내 한 연구원이 중국에 자율주행 자동차 관련 핵심 기술을 유출한 사례가 발생하면서 중국의 국내 기술 빼가기 형태는 여전한 것을 나타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 모 교수가 자율주행차량에 들어가는 첨단기술인 ‘라이다(LIDAR)’ 기술 연구자료 등을 중국의 대학 연구원에게 넘긴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전날 대전지검 특허범죄조사부는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과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이 교수를 재판에 넘겼다.

중국은 해외 인재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적극적으로 인재를 영입하는 ‘천인계획’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사실상 중요 기술 분야에서 인재들을 포섭해 연구과제를 탈취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로 이 교수는 지난 2017년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매년 3억원 가량을 받아 왔다. 이 과정에서 카이스트가 보유한 ‘라이다’ 기술 연구자료를 유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라이다는 자율주행차량의 눈에 해당하는 핵심 센서다. 이번에 유출된 기술은 차량 간 라이다 간섭 현상을 제거해 상용화 단계에 필수적인 기술로 꼽힌다.

이 같은 기술 유출 사고는 이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의 핵심 산업 분야에서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엔 삼성디스플레이 소속 연구원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조 관련 기술을 중국 회사에 넘기려다가 검찰에 구속된 바 있다.

현재 디스플레이 분야에선 중국이 액정표시장치(LCD) 산업에 막대한 지원에 나서며 불과 10년만에 대형 LCD 분야를 독식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는 중국이 기술력 부족을 만회하기 위해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관련 인재들을 데려가면서 기술도 함께 탈취했기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기술력이 전 세계적으로 우위에 있는 OLED 분야는 엣지·폴더블 등 최신 스마트폰에 탑재되면서 대형 TV외에도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는 만큼 중국이 노리고 있는 분야기도 한다.

미·중이 화웨이를 놓고 분쟁이 격화되는 등 하반기 반도체 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연합뉴스

이외에도 반도체 분야 역시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크게 나는 상황이지만 미국이 화웨이 제재를 통해 압박에 나서자 자체적으로 독자 생존에 나서고 있는 만큼 관련 분야의 기술이나 인재 유출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향후 미래먹거리로 불리는 자율주행 시장에도 중국이 손을 뻗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에선 기술 경쟁을 위해 수년간 수십억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해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는 반면 중국은 교묘하게 어렵게 완성된 기술력만 빼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대책 마련과 함께 연구진들의 보안에 대한 인식 역시 높여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 유출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돼 온 것으로 자동차 연구소는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각종 예방책을 마련해 놓았다”며 “관련 연구진들 역시 매달 보안교육을 받고 있고 회사 내부에서도 주기적으로 안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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