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 (상) 무신사, (하) KT 리셀 플랫폼 캡처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스니커즈 리셀(resell·재판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팬데믹(대유행) 이후로 모바일 거래에 보다 친숙해진 중장년층 소비자들이 진입하고 있는 데다 '리셀(resell·재판매)'을 통한 재테크를 놀이처럼 즐기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0~2004년생)’이 늘기 시작하면서 중고거래 시장이 확대된 덕분이다. 네이버에 무신사도 모자라 롯데백화점 같은 대기업까지 리셀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3월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는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인 ‘크림’을 선보이며 리셀 시장에 깜짝 진출했다. 크림은 운동화의 정품 여부를 검수하는 전문 인력을 따로 두는 등 신뢰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운동화가 비싼 값에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이 플랫폼을 통한 신뢰성을 심어주려는 것. 크림은 서울 마포구에 직접 신발들을 둘러볼 수 있는 오프라인 쇼룸을 보유하고, 운동화의 국내 신발 관련 커뮤니티와 협업하면서 이용자들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무신사 '솔드아웃' 리셀 플랫폼 / 무신사 화면 캡처

지난 7월 패션 유니콘 기업 무신사는 ‘솔드아웃’을 출시했다. 솔드아웃은 고객들이 한정판 스니커즈를 서로 거래할 수 있는 온라인 장터다. 물건을 팔려는 사람이 물품을 솔드아웃에 올리면 해당 상품을 원하는 구매자들이 입찰하는 방식이다. 프리미엄 한정판 스니커즈는 통상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어 제품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다. 무신사는 솔드아웃을 통해 국내외 다양한 브랜드의 한정판 아이템 발매 소식 및 최신 트렌드 등 솔드아웃만의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함께 선보이며 단골 고객 잡기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스니커즈 리셀 거래 플랫폼 ‘아웃오브스탁’과 제휴를 맺고 오는 12월 영등포점에 40평 규모의 스니커즈 리셀샵을 오픈한다. 협약 기간은 3년으로 ‘아웃오브 스탁’의 리셀 플랫폼을 오프라인에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가품 감정, 전시회, 커스텀, 수선 및 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롯데는 오프라인 유통망을 활용해 스니커즈 리셀 시장에 진출한 뒤,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콘텐츠와 협업을 통해 온라인 강화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KT 엠하우스 리플' / 리플 화면 캡처

최근 KT 계열사인 KT 엠하우스 역시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한정판 스니커즈를 리셀 하는 플랫폼 ‘리플’을 론칭하기로 한 것. ‘리플‘은 철저한 검수를 기반으로 안전한 거래가 가능하도록 했으며 한정판 스니커즈 발매 정보, 패션 관련 최신 컬렉션 등 다양한 콘텐츠를 고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그동안 스니커즈 거래 관련 온라인 중심이었던 리셀 시장이 오프라인으로 나오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서울옥션 블루의 ‘엑스엑스블루’는 지난달 3일 한정판 스니커즈를 직접 신어보고 구입할 수 있는 오프라인 서비스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엑스엑스블루가 이처럼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한 것은 리셀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실착러’(직접 신발을 신어보려는 사람들)도 많아진다는 데 착안한 것. 엑스엑스블루는 스니커즈 전문가인 직원이 상주하면서 온라인 거래가격보다 싼 오프라인 판매 가격을 고객에게 소개하고 상담도 해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진열된 상품을 즉시 구매할 수 있어 원하는 상품을 쉽고 빠르게 가져갈 수 있고, 일부 제품은 온라인 최저가보다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리셀 시장의 품목 자체가 확장되고 있는 만큼 스니커즈 리셀 시장에 뛰어든 대기업들은 이를 발판으로 다른 품목 리셀로까지 확장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리셀 시장은 2030세대 뿐만 아니라 중·고등 학생까지 스니커즈에 투자할 만큼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네이버나 롯데쇼핑 등 국내에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리셀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는 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이 더욱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고예인 기자 yi4111@sp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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