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형·중소 건설사, 스마트 건설기술 도입 가속화
국토부·LH 등 공공기관도 스마트 기술 개발 장려
고령화 등으로 노동생산성 떨어져 생산성 혁신 필요
운전자가 MC(Machine Control) 시스템을 이용해 작업하고 있는 모습. /현대건설 제공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올해 건설업계 키워드로 꼽혔던 ‘스마트 건설기술’ 도입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공기업도 스마트 건설기술 경연대회를 열고 탈현장화 공법을 개발 및 확대하는 등 건축산업 혁신을 유도하고 있다.

16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OSC(Off-Site Construction) ▲건설 자동화 ▲스마트 현장관리 ▲디지털 사업관리 등 주력할 스마트 건설기술 영역을 4가지로 구분하고 기술을 발굴·확산시킬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현재 기술별 전문인력을 확보해 각 사업본부와 연구소에 배치하고 기술을 발굴하고 있다. 또 스마트 건설 혁신현장을 선정해 신기술을 통합 실증하고 전 현장에 확산함으로써 건설산업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부건설도 지난 9일 드론 스타트업 기업인 카르타와 업무협약을 맺고 스마트 건설기술을 함께 개발·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동부건설은 우선 드론을 통해 얻은 정보를 활용하는 ‘오픈 플랫폼 시스템’을 하반기에 시범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설계와 공사관리를 비롯해 신사업 개발, 홍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에 대한 활용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대형 건설사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스마트 건설’ 시대를 대비하는 모습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4차원(D)·5D 스마트(지능형) 건설 관련 특허 출원은 지난 2015년 14건에서 지난해 3.2배인 45건으로 늘었다. 출원 비중은 중소기업이 46%(66건)로 가장 높았다.

스마트 건설 4D 기술은 가상공간에 시설물의 모든 정보를 입력해 3차원으로 건설한 3D 건물에 공정별 데이터를 추가해 전체 일정을 예측한다. 5D 기술은 여기에 비용도 추가해 가상시공으로 최종 일정과 공사비까지 통합 관리한다.

이처럼 건설업계에서 스마트 기술 활용 비중이 높아지면서 정부도 이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고령화와 숙련인구 감소 등으로 건축산업 노동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생산성 혁신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스마트 건설 챌린지 2020 경연대회 총괄 포스터. /국토교통부 제공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오는 11월 27일까지 스마트 건설기술 분야별 기술력을 현장에서 시연하고 경연하는 ‘스마트 건설 챌린지 2020’의 일환으로 토공자동화 및 첨단측량 경연을 공동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국토부는 “건설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건설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자동화·첨단화 건설장비를 도입한 스마트 시공기술이 절실하다”며 “기반시설 노후화 급증에 따른 유지관리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려면 첨단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유지관리기술을 통한 지속적인 최적 성능 유지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을 위해 5000억원 규모 연구개발(R&D)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이번 경연도 스마트 시공 및 유지관리 기술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시행하는 것”이라고 경연 개최 배경을 언급했다.

LH도 지난 6일 스마트 건축 핵심기술인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설계물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모듈러 주택, PC(Pre-cast Concrete) 공법 등 탈현장화(OSC) 공법을 확대 적용하는 등 건축산업 혁신성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LH는 오는 2024년까지 모든 공동주택 신규설계에 BIM을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올해 30개 블록(2만7356호)에 대해 BIM을 적용할 예정이다. 또 3개 지구(708호)에서 모듈러 주택을 추진하고 국토부 주관 ‘OSC 기반 공동주택 PC 생산시스템 혁신기술 개발’에 공동 참여하는 등 공법 확대에 앞장선다.

아울러 흙막이 붕괴에 따른 중대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스마트 계측관리 기술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흙막이는 아파트 지하 등 터파기 공사 중 주변 땅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하는 구조물이다. 흙막이가 붕괴될 경우 주변 기반시설물과 건물에 영향을 미친다.

LH가 도입하는 스마트 계측관리는 실시간으로 흙막이 변형이나 지반변동 등을 측정해 붕괴 징후를 사전에 파악하고 즉시 보수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터파기가 깊거나 인근 건축물·공용도로 등이 있는 주택 건설 현장 등으로 스마트 계측관리 적용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이처럼 건설업계 디지털 혁신 속도는 앞으로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 도래와 더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현장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건설산업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생존하고 번창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반 사업전략과 모델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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