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펀드수익율은 높은데 상품수익율은 은행 금리에도 못 미쳐
코로나19와 증시 회복세로 변액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생명이 압도적으로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와 증시 회복세로 주식·펀드 투자효과와 함께 의료보장과 노후준비를 함께 준비할 수 있는 생명보험사의 변액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래에셋생명이 압도적으로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상품 수익률은 은행 적금만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점유율, 수익율 1위라는 타이틀이 무색한 현실이다.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은 빛 좋은 개살구 불과하다"라는 이야기까지 들리고 있다.

변액보험이란 보험료의 일부를 주식·채권 등 펀드에 투자하고, 그에 따라 발생한 이익을 계약자에게 배분하는 실적배당형 보험을 뜻한다.

미래에셋, 변액보험 앞세워 승승장구

16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올해 상반기 변액보험 초회보험료(가입 후 첫 납입 보험료)는 1조855억원으로, 전년 동기(8230억원)와 비교해  31.9%(2625억 원) 증가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상반기에만 5220원의 초회보험료를 기록해 50%에 가까운(48.1%) 점유율을 기록하며 독보적인 시장 지배력을 나타내고 있다.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은 시장점유율 뿐 아니라 펀드 수익률 역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변액보험 MVP펀드는 이달 1일, 순자산 2조 원을 돌파했다. 2014년 4월 출시된 MVP펀드는 업계 최단기간 내 2조원을 적립했고, 누적 수익률은 52.7%를 기록했다. MVP펀드에 힘입은 미래에셋생명은 8월말 기준 변액보험 3년, 5년 총자산 수익률 업계 1위에 올라있다.

MVP펀드는 국내 최초의 일임형 자산배분 펀드다. 변액보험은 환경 변화에 대응해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 또는 투자처를 넘나들며 적극적으로 운용해야 수익이 높아진다. 주가 하락이 예상되면 주식 투입 비중이 낮은 펀드나 채권형 펀드로 변경하고, 주가 상승이 예상되면 주식 투입 비중을 높이는 등 유연한 자산배분 전략이 필요하다.

문제는 급변하는 금융환경을 개인투자자가 일일이 분석, 시기별로 수익이 날 수 있는 투자처로 갈아타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실제 국내 변액보험의 펀드 변경률은 1~2%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MVP펀드는 이처럼 계약자가 알아서 선택하는 소극적 운용에서 벗어나 자산관리 전문가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면밀히 점검하고, 분기별로 자산 리밸런싱을 실시한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MVP는 단순히 주식과 채권의 정해진 편입 한도를 맞추는 기계적 자산배분이 아닌 글로벌 시황과 트렌드를 반영한 전략을 추구한다"며 "코로나19 발생 직후, 경제 전반에 언택트(비대면)가 대두하는 현상을 포착해 기존에 상당한 비중을 두는 IT(정보기술)와 소프트웨어 포트폴리오를 하락장에서 과감하게 높이는 전략을 구사해 반등장에서 빠르게 수익률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조성식 미래에셋생명 자산운용부문대표는 "변액보험펀드에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을 활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험사는 미래에셋생명이 업계 최초"라며 "특히 업계 장기 수익률 1위의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 경쟁력을 바탕으로 더 많은 고객이 글로벌 우량자산에 합리적으로 투자하는 MVP펀드로 행복한 은퇴설계를 준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펀드수익률은 높은데…상품수익률은 은행 금리에 못 미쳐

하지만 시장점유율과 펀드수익률이 상품 수익률과 비례하지는 않았다.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상품의 연환산수익률은 인터넷은행을 포함한 은행권 예·적금 금리만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협회에 공시된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 상품의 평균 연환산수익률은 0.43%다. 모두 31개 상품 가운데 26개 상품이 플러스, 6개 상품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수익률 1%를 넘긴 상품은 8개에 불과했다.

5개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과 인터넷전문은행(케이뱅크·카카오뱅크)의 예·적금 연 금리와 비교하면 최대 1.54% 차이다. 8일 기준 7개 은행 예금 상품(12개월·최고 우대금리 기준) 연평균 금리는 1.01%며 적금 연평균 금리는 1.97%다.

업계 안팎에서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 상품을 두고 '빛 좋은 개살구'라는 비아냥이 들리는 이유이다.

미래에셋생명의 최저 연환산수익률 상품은 2017년과 2018년에 판매된 '글로벌자산관리변액연금보험 무배당1704'으로 연평균 -3.8%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반면 2016년에 판매한 '변액적립보험II 무배당 1601 진심의 차이' 변액보험 상품은 연평균 1.3%의 수익률을 기록하면 최고 연환산수익률을 기록했다.

최저 누적수익률 변액보험 상품은 지난 2011년 판매된 '무배당 미래에셋 우리아이사랑변액보험'으로 약 10년간 -13.5%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고 누적수익률 상품은 2009년 판매한 '무배당 미래에셋 LoveAge 프리미어 변액연금보험'으로 약 11년 동안 22.5%의 수익을 냈다. 

'변액보험 업계 1위' 미래에셋생명 상품의 연환산수익률은 0.43%에 불과하다. /생명보험협회 제공 


"협회 공시 수익률, 모든 고객 상황 대변하지 않아"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자사 변액보험 상품의 연환산수익률에 대해 "변액보험에는 수많은 펀드가 활용되기 때문에 펀드수익률 대비 연환산수익률이 좋지 않을 수 있다"면서 "보험사의 초기 변액보험 수수료는 현재와 비교해 높은 편이었고,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익률이 많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상품의 연환산수익률이 소비자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수익률이라는 것"에 동의한 이 관계자는 "상품마다 투입되는 펀드 종류, 가입시기, 유지기간 등을 고려하면 협회의 연환산수익률 산출기준이 모든 고객의 상황을 대변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협회에 비교 공시된 정보는 대표계약기준으로 산출된 것으로 ▲고객별 실제계약나이 ▲보험료 ▲납입기간 ▲중도인출·보험계약대출 발생여부 ▲펀드투입비율 등에 따라 실제 계약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은행 금리와 비교해 수익률은 현격히 낮은 수준이다.

협회에 공시된 수익률은 소비자들이 직관적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보험료 납입 대비로 게재됐다. 업계에서는 납입보험료에서 위험보험료와 사업비를 차감한 금액을 투자 금액으로 본다고 한다. 즉 업계에서 보는 수익률은 공시된 수치보다 높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절대적인 수치가 높지 않을뿐더러 기준을 바꾼다해도 은행 예·적금 금리와 비교해 절대 높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게 업계 공통된 이야기다.

사업비와 수익률은 반비례…보장성 상품 사업비는 대외비

보험사가 펀드 수익률을 전면에 내세워 보험상품을 알리고 있지만, 결국 사업비 비중에 상품 수익률이 좌지우지된다.

변액보험은 납입보험료에서 위험보험료와 사업비 등을 차감한 후 펀드에 투자된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납입료에서 '위험보험료'와 '사업비' 명목으로 최대 20%를 공제한다. 때문에 초기투입금이 적어 단기운용시에는 불리하지만, 장기로 갈수록 펀드 투입비율이 높아지고, 10년이상 유지시 비과세 혜택 및 최저보증기능이 있어 상대적으로 장기운용에 적합하다.

소비자 입장으로 보면 납입보험료에서 보장금이 포함된 위험보험료는 비용으로 계산하지 않더라도 사업비는 수익률에 마이너스 요소다. 보험사에서 책정하는 사업비 비중에 따라 펀드 투자금액이 결정되고, 이는 곧 소비자 수익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즉 변액보험 펀드수익률만큼 실제 상품수익률이 비례하지 않는다면 사업비 비중이 높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보험료를 납입하면 위험보험료와 사업비 등을 제외하고 펀드에 들어가고, 여기에서 수익률 차이가 나게 되는 것"이라며 "위험보험료는 소비자 혜택으로 볼 수 있지만, 사업비는 온전히 보험사의 수익이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마이너스 요소"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변액보험 사업비 비중에 대해 "업계 동일하게 저축성 보험은 공개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보험료 대비 7~10% 수준"이라며 "다만 보장성 상품의 사업비는 비공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길어질수록 장기적으로 자금을 운용해야 하는데 현재 상황으로 보면 변액보험은 투자 대안으로 활용하기 좋은 시기"라며 "최근 변액보험에도 보증 옵션이 많아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으로 투자한다면 분명 도움이 되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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